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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두 개의 방어선’ 흔들…엔화 160엔 돌파, 30년물 5.3% 위협

중앙일보

2026.08.30 01:02 2026.08.30 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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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지난 24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지난 24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이 일본과 함께 엔화를 사들이고 장기 국채 바이백 확대 카드까지 꺼냈지만 엔·달러 환율과 미 국채 금리가 다시 정책 대응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가고 있다. 엔화는 다시 달러당 160엔을 넘어섰고 미 30년물 국채 금리도 5.3%선을 위협하며 미국이 설정한 두 개의 방어선이 흔들리는 모습이다.


30일(현지시간) 미 CNBC와 인베스팅닷컴 등에 따르면, 지난 28일(현지 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60.04엔을 기록했다. 미 재무부가 지난달 31일 일본 재무성과 공동으로 엔화를 매수해 환율을 164엔 부근에서 157엔 안팎까지 끌어내린 지 약 한 달 만이다. 미국은 1998년 이후 처음으로 외환안정기금(ESF)을 동원한 공동 엔화 매수에 나섰지만, 당시 효과는 상당 부분 사라진 것이다. 일본 정부가 올해 엔화 방어에 투입한 자금이 약 1700억 달러에 달하지만 엔화 약세의 추세까지 되돌리지는 못했다.

정근영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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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채시장도 다시 흔들리고 있다. 미 재무부는 지난 18일 예정된 일정에 따라 20·30년물 국채를 최대 20억 달러어치 바이백한 데 이어, 이튿날 장기채 바이백 한도를 회당 20억 달러에서 최소 40억 달러로 두 배 이상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확대 조치는 다음 달 9일부터 시행된다. 발표 직후 국채 가격이 오르면서 30년물 금리는 5.19%대까지 떨어졌지만 하락세는 오래가지 않았다. 이후 금리는 다시 5.27%를 넘어섰고 지난 28일에도 5.2%대에서 거래되며 재무부의 대응을 촉발한 5.3%선을 재차 위협했다.

정근영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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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는 달러당 160엔과 미 30년물 금리 5.3% 안팎을 미국의 사실상 개입 기준선으로 보고 있다. 미국이 이례적으로 엔화 매수에 동참한 배경에는 일본 금융시장의 불안이 미 국채시장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깔렸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지난 27일 엘리자베스 워런 민주당 상원의원에게 보낸 서한에서 “일본은 미 국채의 주요 보유국”이라며 엔화시장의 급격한 불안이 미국 금리를 끌어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엔화 가치가 급락하면 일본이 환율 방어에 필요한 엔화를 사기 위해 미 국채 등 달러 자산을 현금화할 수 있고, 이는 미 국채 가격 하락과 금리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 엔화 약세와 미 장기금리 상승이 서로를 자극하는 악순환을 우려한 것이다.

마크 카바나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금리전략책임자는 28일 마켓워치에 “연방준비제도(Fed)와 재무부의 정책 대응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지 못하면 미 30년물 국채 금리가 5.5%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장기금리가 5.3~5.5%까지 상승하면 모기지와 회사채 금리도 함께 뛰어 미국의 주택 거래와 기업 투자, 고평가된 기술주를 압박할 수 있다. 미 국채 금리가 세계 자금조달 비용의 기준 역할을 하는 만큼 유럽과 아시아의 국채·회사채 금리도 덩달아 오르고, 달러 부채가 많은 신흥국에서는 이자 부담 증가와 자금 유출이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

결국 미·일 공동 엔화 매수와 미 재무부의 장기채 바이백은 시장의 급격한 붕괴를 막고 시간을 버는 데 그칠 뿐, 두 개의 방어선을 지키려면 근본적인 정책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엔화 약세를 되돌리려면 미·일 금리 차가 좁혀져야 하고, 미 장기금리를 안정시키려면 재정적자와 국채 발행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는 의미다. 베선트 장관의 과거 스승인 억만장자 투자자 스탠리 드러켄밀러는 최근 월스트리트저널 기고에서 “펀더멘털을 거슬러 가격을 방어하는 정부는 언제나 패배한다”며 “달라지는 것은 포기하기 전까지 얼마나 많은 돈을 쓰느냐뿐”이라고 비판했다.



김다영([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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