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대홍수 발생 나흘째인 현지시간 30일,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에서 서쪽 방면으로 1시간 30분가량 떨어져 있는 다딩 지역의 한 수퍼마켓이 수해 피해를 입었다. 사진은 수퍼마켓에서 물건을 빼내는 모습. 변민철 기자
네팔 대홍수가 발생한 지 4일이 지났지만 한국 실종자 9명이 여전히 연락되지 않고 있다. 한국에 남은 가족들은 정부와 기업의 수색 현황을 확인하며 “최대한 헬기를 많이 띄워 수색에 총력을 가해달라”고 요청했다.
김영옥 기자
30일 경기 성남시 분당두산타워는 휴일이었음에도 출근한 직원들이 침묵 속에 분주히 사무실을 오고 갔다. 이곳에는 네팔 대홍수로 연락이 끊긴 두산에너빌리티 직원 6명의 가족들이 오고 갈 수 있는 대기실이 마련됐다. 두산에너빌리티 측은 가족들과 소통하며 피해 지원을 돕고 있다. 하지만 기상 악화 등으로 네팔 당국의 헬기 수색 허가가 쉽게 이뤄지지 않으면서 구조에 난항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정부 합동 신속대응팀은 29일(현지시간) 처음으로 직접 헬기를 띄워 두 차례 수색에 나섰지만 생존자를 찾지는 못했다. 전날 기상 악화와 추가 홍수 등을 이유로 네팔 군 당국으로부터 헬기 운항 허가를 받지 못했었다. 실종된 한국인 9명은 두산에너빌리티 직원 6명과 한국남동발전 직원 3명이다.
기대했던 구조 소식이 들리지 않자, 실종자 가족들의 답답한 마음도 커지고 있다. 실종자 김모씨의 가족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현지 시각) 26일 오전 8시35분쯤 가족들과 아침 안부 인사를 나눈 것이 (김씨와의) 마지막 대화”라며 “그 후 얼마 되지 않은 9시5분쯤 일을 하다 (김씨가 있는 댐 상부에) 홍수가 덮친 것 같다”고 전했다.
김씨는 강 하류에 있던 다른 직원들과 달리 상류인 위어댐 인근에서 근무하다 실종됐지만, 가족들은 위어댐 수색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호소했다. 이에 정부는 두산에너빌리티와 정부 합동 신속 대응팀의 헬기 각각 1대씩 총 2대를 운항해 수색할 시, 위어댐 지역을 우선적으로 수색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아직 네팔 당국의 운항 허가가 나오지 않은 상태다.
두산에너빌리티 측은 내일(31일) 네팔 현장 대응팀에 2명을 추가 파견해 정연인 대표 포함 총 16명이 현장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필요시 추가적으로 인력을 파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정부 합동 신속대응팀이 27일 저녁(현지시간) 네팔 카트만두 트리부반 국제공항을 통해 입국, 짐을 차량에 싣고 있다. 뉴시스
네팔 대홍수로 인한 실종자는 30일 기준 3000명을 넘었다. AFP통신에 따르면 네팔과 중국 당국의 최신 집계로 합친 실종자는 3044명, 사망자는 750명으로 기록됐다. 홍수에 휩쓸려 일부 시신은 인도까지 떠내려간 것으로 추정된다. 네팔 당국은 실종자 가운데 수력 발전소 근로자만 933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한편, 2차 홍수가 발생할 수 있단 우려에 네팔 출국 앞둔 여행객들의 고민도 깊어졌다. 네팔 트레킹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 이용자는 “9월 말에 출국 예정인데, 피해 지역과 여행하려는 곳과 거리가 있지만 고민된다. 한 달 밖에 남지 않아 취소 수수료 감면도 없다고 한다”며 답답한 마음을 내비쳤다. 다른 이용자도 “며칠 후 출발인데 정부에서는 취소, 연기하라지만 여행사는 계획대로 진행한다고 해 혼란스럽다. (트래킹이) 오랜 꿈이라 미련이 남는다”는 하소연을 남겼다.
앞서 외교부는 추가 홍수 피해가 우려되는 네팔 4개 지역(바그마티주, 간다키주, 코시주, 룸비니주)에 28일 오후 9시부로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