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6일 청와대에서 열린 중앙지방협력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국민주권 정부는 망국적 부동산 투기를 무슨 수를 써서라도 반드시 타파할 것”이라며 “투기를 부추기는 것으로 드러난 불공정하고 불합리한 조세 제도를 조세 정의 차원에서라도 반드시 시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개각을 통해 경제부총리와 국토교통부 장관은 교체했지만, 부동산 정책의 일관성은 유지하겠다는 신호를 강하게 발신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가 6개 부처 장관 후보자를 발표하고 1시간여 뒤에 엑스(X·옛 트위터)에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을 전망한 모건스탠리 보고서 관련 기사를 올리며 “나라의 미래와 다음 세대 희망을 위해서는 부동산 투기 폭탄 돌리기와 잃어버린 30년의 위험을 반드시 제거해야 한다”고 썼다. 그러면서 “부동산 투기 관심 가진 분들은 6개월 후인 ‘내년 1분기 한국은행 금리 3.5% 예상’ 부분을 특히 유의하셔야 한다”며 “한 가지 더 유의할 점은 주택 담보 대출 연체와 경매 물건이 많이 늘고 있다는 점”이라고 했다. 또 “정부는 조기 대량 공급, 투기 수요 억제, 고금리에 의한 대출 연체와 경매 폭증 등으로 주택 가격이 폭락할 경우에 대비하여 공공주택 보유용으로 일정 기준 이하의 주택을 대량 매입하는 시스템을 준비하도록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공급 속도전도 재차 예고했다. 이 대통령은 “국토부의 주택 공급 담당 인력을 늘리고, 가용택지는 소규모라도 최대한 추가로 발굴하도록 했다”며 “주택 공급을 1채라도 더 늘리는 것이 실효적 주택 정책인 동시에 수억원대 일자리, 복지 정책임을 부처에 주지시키고 있다”고 했다. 이어 “국토부 장관 표현대로 ‘공급 못해 미친’ 것처럼 최대한 신속하게 공급을 늘려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이 부동산 관련 글을 엑스에 올린 건 지난 4일 이후 26일 만에 처음이다. 그 사이 8·17 전당대회를 치른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선 정부의 부동산 세제개편안에 대한 우려가 쏟아졌다. 지난 13일 의원총회에선 “지난 대선 때 세금으로 집값을 잡지 않겠다고 했지만 세제개편안으로 신뢰가 깨졌다”(이연희 의원)는 비판이 나왔고, 김민석 신임 대표는 지난 23일 “비거주 1주택자의 경우 비거주 사유를 폭넓게 인정해 사각지대가 없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지난 23일 고위 당정협의에선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세금 부담 강화를 수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모아지기도 했다.
그러던 상황에서 이 대통령이 “조세 제도를 반드시 시정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그간 정부안 수정에 호흡을 맞춰오던 당정의 기류에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당은 당 차원의 의견을 세게 말한 것일 뿐”이라며 “당으로 결정권이 넘어간 건 아니다”고 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이번 개편과 무관하게 자리를 지키게 됐고, 정부 역시 1주택자 종합부동산세와 관련해 세제개편안을 수정하지 않고 국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그러자 수도권 민주당 의원들의 불안은 커지고 있다. 재선 의원은 “망국적 투기 근절을 다시 언급해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예외를 두지 않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있다”며 “정부가 기존 세제개편안을 그대로 국회로 보내면 시장에서 ‘세금으로 집값 잡겠다’고 받아들일까 걱정”이라고 했다. 초선 의원은 “이미 많은 국민이 부동산 정책 신뢰를 접었다”며 “민심과 괴리되는 정책이 이어진다면, 정부에 쓴소리하는 여당 의원이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