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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 낮췄지만…남편의 도전은 아내의 결단

중앙일보

2026.08.30 08:01 2026.08.30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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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선수 송민규와 곽민선 아나운서 부부. 사진 곽민선 아나운서

축구선수 송민규와 곽민선 아나운서 부부. 사진 곽민선 아나운서


“전 돈보다 꿈이 더 중요해요. 아내도 ‘실패해도 괜찮으니 어떤 선택을 하든 결정을 따르겠다’라고 지지해줬어요.”

30일 포르투갈 프로축구 CD나시오날에 입단한 송민규(27)를 28일 인천공항 출국장에서 만났다. 아내 곽민선 아나운서는 “남편은 (2018년) 데뷔 때부터 늘 유럽 무대를 꿈꿨다. FC서울이 마지막까지 잡으려고 진심을 보여주셨는데도 흔들리지 않더라. 안정된 삶을 포기한 게 대단하다”고 했다.

송민규 출국길에 배웅을 나온 아내 곽민선 아나운서. 사진 곽민선 아나운서

송민규 출국길에 배웅을 나온 아내 곽민선 아나운서. 사진 곽민선 아나운서


송민규는 올 시즌 K리그1에서 5골4도움과 함께 경기 최우수선수에 4차례 선정되며 FC서울의 1위 질주에 기여했다. 작년 겨울 잉글랜드팀과 계약 날인만 남겨뒀다가 취업비자 문제로 무산됐던 송민규는 지난 1월 서울 입단 당시 올여름 유럽 구단에서 영입 제의가 오면 보내준다는 약속을 받았다. 나시오날 영입 제의가 오자 서울 구단은 기존 연봉에서 수억원을 인상한 재계약을 제의했다. 나시오날 연봉은 서울 제시액의 15%에 불과한데도 송민규는 “유럽에서 새로운 축구를 경험하고 싶다”고 고사했다.

축구와 e스포츠 분야에서 일하는 곽 아나운서는 “당분간 한국과 포르투갈을 오갈 예정이다. 남편의 연봉이 줄었지만, 생활비를 줄이고 방송을 더 열심히하면 된다”며 웃었다. OTT와 보험, 청약저축, 정수기 계약부터 해지했다. 송민규는 인터뷰 자리에서 첫눈에 반한 곽 아나운서와 지난해 12월 결혼했다.

포르투갈 나시오날에 입단한 송민규. 사진 송민규

포르투갈 나시오날에 입단한 송민규. 사진 송민규


나시오날의 연고지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고향인 마데이라 제도다. 송민규는 “공항명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국제공항’이다.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활주로 톱7로 꼽히지만, 내가 관광이나 여행을 가는 건 아니니 상관없다”라고 했다. 곽 아나운서는 “유럽보다는 아프리카 대륙에 가깝고, 비행시간이 경유 포함 20시간이 걸리더라. 홈구장 수용인원도 5200명이다. 그런데도 같은 나이에 유럽에 진출한 이재성(마인츠) 선배처럼, 민규도 신인의 절박함과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다”고 했다.

나시오날 측의 정성도 송민규의 마음을 움직였다. 3-4-3 포메이션에서 구체적인 활용 방안과 단점 보완을 약속했을 뿐만 아니라 주거지와 차량, 아내 항공편까지 지원하기로 했다. 심지어 반려견 2마리를 키운다는 사실을 알고 함께 데려오라고 할만큼 세심했다.

프로축구 FC서울 송민규. 사진 프로축구연맹

프로축구 FC서울 송민규. 사진 프로축구연맹


송민규는 “김기동 (서울) 감독님이 ‘나가서 쉽게 돌아오지 마라. 그곳에서 오래 버티는 게 성공의 증거’라고 말씀해 주셨다. 끝까지 버텨서 최대한 늦게 한국으로 돌아오겠다”고 다짐했다.

포르투갈 출신 세르지우 코스타 제주 SK 감독, 포르투갈에서 뛰었거나 뛰고 있는 이승우(전북), 황인범(FC포르투)의 “경쟁력이 좋은 리그”라는 조언도 확신을 더했다. 송민규는 “인범이 형이 ‘섬 생활이 힘들겠지만 잘 버텨보라며 밥도 사주겠다’고 말해줬다. 맞대결한다면 최대한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곽 아나운서의 증조부는 재산을 독립운동 군자금으로 헌납하다 옥고를 치른 독립운동가 곽병도 선생이다. 송민규는 올해 광복절에 열린 대전전에서 2골을 넣고 만세 삼창 세리머니를 펼쳤다. 안락한 서울을 떠나 대서양의 파도 속으로 뛰어든 송민규를 바라보는 곽 아나운서 눈에선 하트라도 쏟아질 듯했다.



박린([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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