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는데 우산이 없다”에서 ‘-는데’는 붙이고, “이 책을 다 읽는 데 사흘이 걸렸다”에서 ‘-는 데’는 띄워야 한다. ‘-는데’는 연결어미이고 ‘-는 데’의 ‘-는’은 관형사형 어미, ‘데’는 의존명사여서 그렇다. ‘오는데’는 한 단어지만 ‘읽는 데’는 두 단어인 것이다. 그런데 “책을 읽는데 전기가 나갔다”에선 사정이 달라진다. 여기서 ‘읽는데’의 ‘-는데’는 연결어미다.
연결어미 ‘-는데’는 앞의 상황이나 배경을 제시한다. 대조되는 사실을 나타내기도 한다. 그러면서 앞과 뒤를 연결하는 구실을 한다. “비가 오는데 우산이 없다”에선 앞 상황을 밝히며 이어 준다. “나는 가는데 동생은 안 간다”에선 대조를 나타낸다.
의존명사 ‘데’는 ‘일, 곳, 경우’ 등의 의미로 쓰인다. “책을 다 읽는 데 사흘이 걸렸다”에선 ‘일’, “갈 데가 없다”에선 ‘곳’, “그건 머리 아픈 데 먹는 약이다”에선 ‘경우’다. ‘-는데’와 ‘-는 데’의 구별이 쉽지 않을 땐 조사를 붙여 보면 된다. ‘-는데’ 뒤에 조사를 붙이긴 어렵다. “비가 오는데는 우산이 없다”처럼. “책을 다 읽는 데는 사흘이 걸렸다”는 자연스럽다.
‘-는바’도 ‘-는데’와 비슷한 구실을 한다. 앞의 상황을 제시하며 뒤를 이어 준다. ‘-는데’가 구어체·문어체에서 두루 쓰인다면 ‘-는바’는 주로 문어체에서 쓰인다. “시간이 없는바 서둘러야 한다”에서 ‘-는바’는 연결어미이고 “나는 아는 바 없다”에서 ‘-는 바’의 ‘-는’은 관형사형 어미, ‘바’는 의존명사다. ‘바’는 ‘일이나 내용, 방법·방도’ 등의 의미로 쓰인다. ‘-는바’와 ‘-는 바’의 구별도 조사를 붙여 보면 된다. “나는 아는 바가 없다”는 자연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