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 가격 상승으로 저소득층의 식비 부담이 고소득층보다 빠르게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저소득 가구는 전체 가계지출의 약 3분의 1을 식비로 쓰는 반면 고소득 가구는 전체 지출의 5분의 1도 안 됐다.
30일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의 가계동향조사를 분석한 결과, 올해 2분기 전체 가구의 월평균 식비 지출은 89만1417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 증가했다. 식비는 식료품·비주류음료 구매에 사용한 지출과 외식 등에 쓴 식사비를 합한 금액이다.
소득별로 보면 식비 증가 폭에 차이가 컸다. 소득 하위 20~40%(2분위)의 식비 지출은 월평균 65만6530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6.9% 늘었다. 전체 증가율(3.3%)의 두 배가 넘는다. 소득 하위 20%인 1분위도 월평균 식비 지출(47만3148원)이 6.1% 늘었다. 이에 반해 4분위는 3.1%, 3분위는 2.0% 증가했고, 소득 상위 20%인 5분위는 1.8% 늘어 증가율이 가장 낮았다.
전체 가계지출에서 식비가 차지하는 비중도 1분위가 30.3%로 가장 높았다. 2분위는 27.2%, 3·4분위는 각각 24.0%, 23.3%였다. 5분위는 17.8%에 그쳤다.
저소득층의 식비 부담이 유독 커진 것은 필수 먹거리 가격이 크게 오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올 2분기 전체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3.0% 올랐지만, 쌀(13.2%), 감자(11.1%), 파(10.0%) 등 필수 식재료 가격은 큰 폭으로 올랐다. 간장(9.3%)·달걀(9.0%) 가격 상승세도 두드러졌다.
3분기(6~9월) 물가도 걱정이다. 특히 추석을 앞두고 수산물 가격이 오름세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28일 기준 냉동 오징어(중품) 소비자가격은 5321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 평균보다 10.2% 높았다. 어획 부진 영향으로 공급이 줄어든 명태(냉동·대)도 1년 전보다 15.0% 비싸졌다. 폭염·폭우 같은 날씨와 추석 연휴 영향으로 다음 달에도 고물가가 이어질 우려가 크다. 전문가들은 식료품 등 필수재의 경우 가격이 올라도 지출을 줄이기 어려워 저소득층의 부담이 커진다고 설명한다.
김정환 한국조세재정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저소득 1인 가구의 물가 부담률이 소비자물가지수 단순 상승률에 비해 높다고 분석했다. 김 위원은 “기초연금과 기초생활보장 급여 등 소비자물가에 연동된 급여 정책의 경우,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아닌 저소득층이 실제 경험하는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조정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