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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싼 메모리로 덩치 키운 중국 기업들, 기술도 턱밑 추격

중앙일보

2026.08.30 08:02 2026.08.30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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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발 수퍼사이클(초호황)이 가져온 ‘메모리 품귀 현상’에 중국 반도체 업체들이 반사이익을 누리며 몸집을 키우고 있다.

30일 중국 메모리제조사 창신메모리(CXMT)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매출은 1503억1000만 위안(약 31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73.6% 증가했다. 1년 새 약 10배로 불어난 것이다. 순이익도 776억1000만 위안(약 15조원)으로 흑자전환했다. 매출에서 제품 생산원가를 뺀 이익의 비율인 매출총이익률은 약 85%로 지난해 같은 기간 약 13%에서 크게 뛰었다.

지난달 27일 상하이 과창판(과학기술주 전용시장)에 상장한 뒤 한 달여 만에 내놓은 첫 반기 실적으로, 예상치 상단을 크게 웃도는 ‘깜짝 실적’을 공개한 것이다. 미국 투자전문지 배런스는 “중국 CXMT가 폭발적인 실적을 발표하면서 메모리 칩 경쟁이 본격화했다”고 평가했다. CXMT 호실적은 D램 가격 급등 덕분이다. AI 서버용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폭증하면서 메모리사들이 HBM 생산을 늘린 사이, 일반 D램은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품귀가 심해졌다.

CXMT는 급증한 수요를 장기 계약으로 계속 가져갈 계획이다. 회사는 “주요 고객과의 협력을 확대하고 있으며, 중장기적으로 확실한 수요를 확보하기 위해 다수 고객사와 장기공급계약(LTA)을 협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품 고도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CXMT는 차세대 모바일 D램인 저전력 더블데이터레이트6(LPDDR6)를 오는 9월 출시되는 샤오미의 새 폴더블 스마트폰 ‘18 폴드’에 공급할 예정이다. LPDDR5 양산에 들어간 지 1년도 안 돼 최신 세대 제품 양산에 나선 것이다.

낸드플래시에서도 중국의 추격이 거세다. 중국을 대표하는 낸드 업체 양쯔메모리(YMTC)는 올해 4분기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이르면 내년 말까지 글로벌 낸드 시장 1위 자리를 차지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양쯔메모리는 올해 2분기 글로벌 낸드 비트 출하량의 14%를 차지해 처음으로 삼성전자(25%), SK하이닉스(22%)에 이어 3위에 올랐다. 최근 낸드 가격 상승으로 수익성이 개선돼 점유율을 빠르게 키울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중국 양쯔메모리의 낸드 웨이퍼 생산량이 올해 201만장에서 내년 249만6000장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낸드 생산량은 내년까지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보일 전망이다. 국내 메모리 업계 관계자는 “CXMT보다 더 경계해야 할 곳은 YMTC다. 점유율과 기술 양쪽에서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첨단 메모리에서는 여전히 한국 업체의 우위가 뚜렷하다. CXMT는 HBM 시장에서 존재감이 크지 않고, YMTC도 매출 기준으로는 세계 5위에 그치는 데다, 단가가 높은 데이터센터용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비중도 낮다.

문제는 중국 업체들의 ‘추격 실탄’이 두둑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CXMT에 이어 양쯔메모리도 IPO를 통해 약 7조원을 조달해 생산능력 확대와 차세대 기술 개발 등에 투입할 계획이다.

다만 트렌드포스는 “D램과 달리 낸드 시장은 2027년 하반기부터 신규 증설과 소비자용 전자제품 수요 부진이 맞물리며 가격 하방 압력이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인경([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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