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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저 지속, 미 장기채 금리 들썩…‘두 개의 방어선’ 금갔다

중앙일보

2026.08.30 08:02 2026.08.30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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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재무부가 설정한 ‘두 개의 방어선’이 흔들리고 있다. 미·일 공동 엔화 매수와 장기 국채 바이백 확대라는 개입에도 불구하고 엔·달러 환율은 다시 160엔을 넘어섰고, 미 30년물 국채 금리는 5.3%선을 위협하고 있다. 여기에 케빈 워시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마저 취임 후 가장 센 ‘매파’(통화 긴축) 메시지를 던지며 글로벌 금융시장이 다시 긴축 발작 우려에 휩싸이고 있다.

30일(현지시간) 외환·채권시장에 따르면 지난 28일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60.04엔으로 마감했다. 미 재무부가 1998년 이후 처음으로 외환안정기금(ESF)을 동원해 일본 재무성과 공동 엔화 매수에 나선 지 약 한 달 만에 방어선이 다시 뚫린 것이다. 일본 정부가 올해 투입한 1700억 달러의 실탄도 추세를 돌려세우지 못했다.

정근영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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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재무부는 20·30년물 국채 바이백 한도를 회당 최소 40억 달러로 배 이상 늘리겠다고 발표했으나, 하락했던 30년물 금리는 5.27%를 넘어섰다. 미국이 엔화 방어에 나선 이유는 일본의 미 국채 매도 도미노를 막기 위해서다. 엔화 가치가 하락(환율은 상승)하면 일본이 달러를 마련하기 위해 미 국채를 처분하고, 이는 미 장기금리 상승과 엔화 약세라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정근영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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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을 지른 것은 Fed의 통화 긴축 신호다. 워시 Fed 의장은 28일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기조적 물가상승률이 2% 목표를 향해 충분한 속도로 움직이지 않는다면 우리에게는 할 일이 있다”고 했다. 개인소비지출(PCE) 3.7%, 소비자물가지수(CPI) 3.4% 등 끈적한 물가 지표를 명분으로 내세웠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조용한 기조를 유지한) 워시가 취임한 이후 가장 실질적인 내용을 담았다”고 평가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오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 금리 0.25%포인트 인상 확률은 35.4%에서 57.0%로 급등했다. 다만 금리 인상이 현실화할 경우 워시를 직접 발탁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충돌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자산시장을 떠받치기 위해 Fed에 공개적으로 금리 인하를 요구해왔다.

시장에서는 달러당 160엔과 30년물 금리 5.3% 방어선이 무너질 경우, 글로벌 경제가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고한다. 우선 전 세계 자금조달 비용이 동반 상승한다. 또 미국의 주택·기업 투자가 위축되고 고평가된 기술주가 조정을 받는다. 동시에 유럽·아시아 채권 금리도 동반 상승해 달러화 부채가 많은 신흥국을 중심으로 대규모 자본 유출과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가 번질 수 있다.

한국 경제 역시 영향권이다. 특히 엔화 약세는 글로벌 시장에서 일본과 수출 경합도가 높은 한국의 자동차·조선·철강·기계 산업의 가격 경쟁력을 약화시킨다. 동시에 고금리 장기화로 세계 수요 자체가 둔화해 한국 수출에도 악재다.

시장 전문가들은 엔화 약세를 되돌리려면 미·일 금리 차가 좁혀져야 하고, 미 장기금리를 안정시키려면 재정적자 부터 줄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월가의 거물인 스탠리 드러켄밀러는 “펀더멘털을 거슬러 가격을 방어하는 정부는 언제나 패배한다”며 “달라지는 것은 포기하기 전까지 얼마나 많은 돈을 쓰느냐뿐”이라고 비판했다.





김다영.장서윤([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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