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약 200억 달러 규모의 캐나다산 수입품에 50%의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한 이후 미 언론들은 연일 캐나다 시민들의 반응을 내보내고 있다.
한 시민은 뉴욕타임스(NYT)에 “트럼프가 영원히 대통령을 할 것도 아니지 않나. 우리는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시민은 “소인배의 자아 컴플렉스”라고 했다. CNN이 방영한 인터뷰는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비속어를 많이 썼는지 인터뷰 대부분이 ‘삐이~’ 소리로 처리됐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보복관세라는 강수로 대응하는 건 이런 여론의 지지가 있기에 가능할 것이다. 이는 트럼프의 관세 위협에 다른 나라들처럼 투자 약속 등 미국의 요구를 상당 부분 수용하는 것으로 응한 한국에도 시사점이 크다. 캐나다와 미국의 동맹은 한·미 동맹만 못 해서 카니가 다르게 대응할까.
세계 어떤 분쟁도 마음대로 끝낼 수 있다고 자신하던 트럼프는 정작 자신이 만든 이란전 수렁에 꼼짝없이 갇혀 있다. 동맹 사이에서는 이제 미국이 세계 질서를 주도할 수 있느냐는 심각한 질문이 나오기 시작했다. 의지가 아니라 능력이 있느냐는 취지다.
존 랫클리프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의 최근 방러가 워싱턴에서 큰 화제를 모으는 것도 이 때문이다. CIA 국장이 직접 움직일 때는 그만한 정보 판단이 있다는 뜻이다. 러시아가 미국이 군사적으로 약해졌다고 판단한 나머지(워싱턴 포스트) 나토 동맹국을 공격하는 등 오판할 가능성에 대비해 사전에 경고한 것(월스트리트저널)이라는 보도는 사실에 가까울 가능성이 크다.
카니 역시 이런 지정학적 환경을 눈여겨봤을 테다. 트럼프에 양보를 이끌어낼 수 있다면 지금이 적기일 수 있다. 실제 트럼프가 캐나다산 자동차에 대한 추가 관세를 예고하면서도 당장이 아니라 내년 1월을 시점으로 제시한 건 재협상의 여지를 남긴 것일 수 있다.
미국의 상징인 흰머리수리가 캐나다 기러기를 짓누르는 사진을 백악관이 SNS에 게재했다. [사진 백악관 X 캡처]
문제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이런 출혈 대결이 남길 타격이다. 백악관은 27일(현지시간) 미국 상징인 흰머리수리가 발톱으로 캐나다 기러기를 짓누르는 사진을 SNS 계정에 게시했다. 하지만 지난해 이를 찍은 사진작가는 당시 “20분 동안 싸운 뒤 기러기가 끝장난 것처럼 보였던 순간, 독수리가 포기하고 떠났다”고 설명했다. 다만 기러기가 조류인플루엔자 증상을 보였다면서 “기러기는 바이러스와 부상, 추위로 곧 죽었을 것”이라고 했다. 독수리와 기러기 중에 과연 승자는 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