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5일 청와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신임 지도부 만찬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30일 재정경제부 등 6개 부처 장관급 인사를 단행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청와대가 30일 발표한 개각 인사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외부의 범여권 진보 정당 인사들이 이름을 올렸다.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지목된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 청와대 AI(인공지능)미래기획수석비서관에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 등이다.
1990년생인 용혜인 후보자는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가만히 있으라’ 침묵 행진을 통해 당시 박근혜 정부를 비판하며 이름을 알렸다. 이후 2020년과 2024년 총선에서 민주당의 비례 위성정당에서 재선 의원이 됐지만, 기본소득당 소속으로 민주당에 적을 두진 않았다. 용 후보자는 이날 “주말 아침 여섯 살 아이를 돌보는 중에 지명 소식을 전해들었다”며 “야당의 일원으로서 책임감을 느낀다”는 소감을 밝혔다. IT 전문가인 이해민 신임 수석 역시 2024년 조국혁신당 영입 인사로 정치에 입문해 민주당에서 활동한 이력은 없다.
차준홍 기자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젊은, 진보개혁연대의 강화로 상징될 개각을 환영한다”며 “민생·실용·확장의 당 기조와도 전면 부합한다”고 적었다. 민주당 내부에선 특히 “진보 진영 결속을 위한 개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지난 25일 민주당 신임 지도부와의 만찬에서 “왼쪽(진보 진영)을 너무 안 챙겼다”는 취지로 언급한 이 대통령이 이 같은 구상을 행동으로 보여줬다는 평가다. 민주당 한 초선 의원은 “범진보 연대를 위한 개각”이라며 “최근 코어 지지층이 빠지고 있다는 우려에 대응한 조치”라고 말했다.
친노·친문 적자로 불리는 김경수 전 경남지사를 대통령실 정무특별보좌관으로 임명한 점도 이 같은 해석에 힘을 싣고 있다. 민주당의 한 친문계 의원은 “그렇지 않아도 당내 갈등으로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으니 신경을 쓴 것”이라며 “특보가 별것 아닌 거 같아도 정치적 조언 등 역할이 있다. 친문을 품겠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실제 민주당 안팎에선 범여권 연대 강화에 대한 기대감이 나타났다. 조국혁신당은 인사 발표 직후 “AI수석에 이 의원을 발탁하는 데 동의했음을 알려드린다”며 청와대와 인사에 대한 사전 협의가 있었음을 시사했다. 이 수석도 개각 발표 직후 페이스북에서 “몇 달간 있었던 민주 진영 안에서의 분열을 넘어서는 회복의 시간이어야 한다. 작은 힘이나마 가교 역할을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민주당의 한 호남 중진 의원은 “당장 정계 개편을 위한 개각이라는 해석은 좀 섣부를 수 있지만, 차기 총선 때 개편을 위한 사전 작업 정도로는 볼 수 있을 것”이라며 “평택 패배 등으로 진보 정당과의 연대가 필요하다고 느낀 대통령이 윤활유를 뿌려준 것”이라고 해석했다.
차준홍 기자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지명 역시 진영 결속의 맥락에서 읽는 이도 적잖았다. “김 의원이 법사위 간사로 보완수사권 폐지를 마무리했다. 강성 지지층이 김 의원은 환영할 것”(법사위원)이라는 이유다.
윤왕희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전당대회를 거치며 불거진 당내 갈등과 조국혁신당과의 마찰을 수습하고 범여권 결집을 의도한 것으로 보인다”며 “진영 단합용 인사”라고 했다.
한편, 이번 인사로 비례대표 국회의원인 용혜인 후보자와 이해민 수석의 의원직 후임자도 주목을 받고 있다. 우선 청와대 수석비서관은 국회의원 겸직이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이 수석의 의원직은 문재인 정부에서 법제처장을 지낸 김형연 혁신당 최고위원에게 승계될 전망이다. 용 후보자는 아직 의원직 사퇴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