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 분쟁 상담에서 가장 자주 받는 질문 중 하나는 “소송에서 이기면 변호사 비용을 상대방에게서 받을 수 있는가”이다. 미국 소송 제도의 기본 원칙은 승패와 관계없이 각 당사자가 자신의 변호사 비용을 부담하는 것이다. 캘리포니아 민사소송법 제1021조도 법률이나 당사자 간의 합의에 별도의 규정이 없는 한 변호사 비용은 각자 부담하도록 정하고 있다. 따라서 아무리 명백하게 억울한 일을 당하여 승소하더라도, 근거 조항이 없다면 변호사 비용은 스스로 부담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이 원칙에 대한 가장 중요한 예외가 계약서의 변호사 비용 조항이다. 계약서에 “본 계약에 관한 분쟁에서 승소한 당사자는 상대방으로부터 합리적인 변호사 비용을 회수할 수 있다”는 취지의 조항을 넣어 두면, 계약 분쟁에서 승소한 쪽은 법원으로부터 변호사 비용의 지급을 명하는 판결을 받을 수 있다. 임대계약서, 융자계약서, 매매계약서 등 대부분의 표준 계약서에 이러한 조항이 포함되어 있는 이유다.
여기서 주목할 것이 캘리포니아 민법 제1717조이다. 과거에는 협상력이 강한 쪽, 예를 들어 건물주나 대출기관이 “건물주가 승소할 경우에만 변호사 비용을 회수할 수 있다”는 식으로 자신에게만 유리한 일방적 조항을 넣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제1717조는 계약의 일방에게만 변호사 비용을 인정하는 조항이라도 계약에 관한 소송에서는 승소한 당사자가 누구든 상호적으로 적용된다고 규정한다.
다만 제1717조는 '계약에 관한 소송'에 적용된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같은 분쟁이라도 사기나 업무상 과실과 같은 불법행위에 관한 청구는 계약 위반 청구와 성격이 다르므로, 조항의 문구가 좁게 작성되어 있으면 그 부분의 변호사 비용은 회수하지 못할 수 있다. 따라서 계약서를 작성할 때 “본 계약으로부터 발생하거나 이와 관련된 모든 분쟁”과 같이 조항의 적용 범위를 넓게 규정해 두면 계약 위반뿐 아니라 관련된 청구까지 포괄할 수 있다.
승소자의 판단도 생각처럼 단순하지 않다. 법원은 소송 전체의 결과를 놓고 어느 쪽이 더 큰 구제를 얻었는지를 기준으로 승소자를 정한다. 또한 원고가 판결 전에 소송을 자진 취하하거나 사건이 화해로 종결된 경우에는, 제1717조상 계약 청구에 관한 한 승소자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보아 변호사 비용을
청구할 수 없는 것이 원칙이다. 따라서 화해로 사건을 종결할 때에는 변호사 비용의 부담을 화해 조건에 명시적으로 포함시켜야 한다.
회수할 수 있는 금액은 실제로 지출한 전액이 아니라 “합리적인” 변호사 비용이다. 법원은 통상 투입된 시간에 합리적인 시간당 요율을 곱하는 방식으로 비용을 심사하며, 사건의 난이도와 청구 금액에 비추어 과다하다고 판단되는 부분은 삭감한다. 따라서 변호사 비용 조항이 있다고 하여 지출한 비용 전부를 돌려받는다고 기대해서는 안 된다.
변호사 비용 조항은 양날의 검이라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조항이 있으면 상대방의 무리한 소송이나 버티기식 방어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고, 소송 비용이 청구 금액에 비해 큰 소액 분쟁에서도 권리 행사를 가능하게 해 준다. 반면 패소할 경우에는 자신의 변호사 비용에 더하여 상대방의 비용까지 부담하게 되므로 소송의 위험이 그만큼 커진다. 실제로 변호사 비용의 부담이 본안의 청구 금액을 넘어서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따라서 조항의 존재는 소송을 제기할 것인지, 어느 시점에 화해할 것인지를 판단하는 데 중요한 고려 요소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