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영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왼쪽)이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조희대 대법원장 불출석 사유서 제출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오른쪽은 법무부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김승원 간사. 김종호 기자 20260830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서영교 의원과 간사 김승원 의원이 30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조희대 대법원장은 남은 후보 중 대법관 후보를 재제청하라”고 압박했다. 이들은 “청와대의 대법관 후보 재제청 요구는 타당하다. 재제청한다면 문제가 해결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을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대법관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1월 노태악 전 대법관 후임으로 김민기·박순영 고법판사와 손봉기 대구지법 부장판사, 윤성식 서울고법 부장판사 총 4명을 조 대법원장에게 추천했다. 이들 중 손 부장판사 서면 제청안이 지난 28일 청와대에서 반려됐으니 나머지 3명의 후보 중 한 명을 골라 다시 제청을 하라는 의미다.
여당 법사위원들은 재제청 절차를 새롭게 규정할 법원조직법 개정도 거론했다. 김 의원은 “국가수반으로서 대통령이 임명권을 행사하게 되는데, 임명 못할 대법관을 제청해선 안 되는 것”이라며 “명확하게 하려면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조 대법원장을 향해선 31일 예정된 국회 법사위 현안질의 출석도 동시에 압박했다. 앞서 법사위는 범여권 의원들 주도로 대법관 후보 서면 제청 과정 등을 질의하기 위해 조 대법원장 출석을 요구했지만, 조 대법원장은 지난 28일 ‘삼권분립에 반한다’는 등의 이유로 거부했다.
서 의원은 “조 대법원장은 황제가 아니다. 대법원장도 국회 출석 요구에 응해야 한다”며 “국회법 129조에 따라 증인 출석을 요구했는데, 안 나오면 3년 이하의 징역 5000만원 이하 벌금”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도 “다른 법에 우선해 국회 증언감정법에 따라 출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법사위 소속 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 등 범여권 의원들도 이날 공동 입장문을 통해 조 대법원장의 국회 출석을 재차 압박했다. 김 의원은 다만 조 대법원장 불출석에 동행명령장 발부를 검토하는지에 대해선 “국회법, 증감법 상 동행명령 대상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제청도 안 된 단계에서 누구누구 제청하면 나 안 받을 거야라고 하는 것은 제청권 자체를 침해하는 것”이라며 “이재명 정권과 민주당이야말로 헌법을 깡그리 무시하는 헌법 파괴 집단”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박성훈 수석대변인도 “대법관을 입맛대로 골라 담겠다는 대법관 쇼핑, 사법부 길들이기를 중단하라”고 논평했다.
9월 1일부터 100일에 걸친 정기국회가 막을 올리면서 여야 격돌은 더 거세질 전망이다. 민주당은 정부의 3대 메가프로젝트(반도체, 피지컬AI, 데이터센터) 지원 입법을 우선 추진한다. 서울 도심권 주택 공급을 위한 용산공원특별법, 재개발·재건축 촉진을 위한 도시정비법, 부동산감독원설치법 등이 쟁점 법안이다. 국회법 개정으로 심사 기간이 최장 90일로 단축된 패스트트랙 카드를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은 여당의 다수 의석을 앞세운 법안 처리를 입법 독주와 포퓰리즘으로 규정하고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등으로 맞설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