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 20대, 경비행기 훔쳐 원전 접근…전투기 뜬 이 나라 발칵
중앙일보
2026.08.30 16:52
2026.08.30 22:13
헝가리 원전을 향하다 요격당해 해바라기밭에 비상착륙한 경비행기. 연합뉴스
헝가리에서 탈취된 경비행기가 원자력 발전소 인근 비행금지구역에 진입해 공군 전투기가 긴급 출동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로물루스 루신-센디 헝가리 국방부 장관은 30일(현지시간) 페이스북을 통해 전날 오전 헝가리 남부 팍스 원전 인근 비행금지구역에 경비행기 1대가 진입해 공군이 대응했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 HVG 등에 따르면 헝가리 공군은 세스나 172 경비행기가 팍스 원전에 접근하자 그리펜 전투기 2대를 긴급 출동시켜 요격에 나섰다.
헝가리 유일 원전인 팍스 원전은 특별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으며, 항공기는 원전 반경 3km 이내에 고도 6000m 미만으로 접근할 수 없다.
경비행기는 원전에 접근한 지 몇 분 뒤 원전에서 약 7km 떨어진 게르옌 마을의 해바라기밭에 비상 착륙했다. 착륙 과정에서 기체 일부가 손상됐지만, 조종사는 다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루신-센디 장관은 출동한 전투기들이 경비행기를 확인한 뒤 구조 헬리콥터와 지상 응급 구조대가 현장에 도착할 때까지 주변을 지켰다고 밝혔다.
헝가리 경찰에 따르면 조종사는 술에 취한 24세 남성으로, 비상 착륙 후 현장에서 달아났다가 인근 도로에서 한 운전자에게 발견됐다.
조종사는 이후 차량을 빼앗아 달아나려 했지만 제지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당시 조종사가 술에 취한 상태였던 것으로 확인하고, 술 이외에 다른 물질을 투약했는지도 추가로 검사하고 있다.
경찰은 조종사가 인근 칼로차 공항에서 경비행기를 훔쳐 허락 없이 이륙한 것으로 파악하고 탈취 경위와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하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팍스 원전의 시설이나 운영에는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팍스 원전은 헝가리 전체 전력 공급량의 약 절반을 담당하는 국가 주요 시설이다.
헝가리 경찰은 현재까지 이번 사건을 만취한 조종사의 단독 범행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현예슬([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