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된 남동발전소 관계자로 추정되는 이들이 네팔 홍수 당시 차에서 내려 대피하는 모습. 사진 실종자 가족 제공
“대응팀이 오고도 현장 수색을 못하고 있습니다.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합니다.”
30일 오후(현지시간) 네팔 카트만두에서 만난 한국남동발전 실종자 가족 9명은 현지에 파견된 신속대응팀이 제대로 활동해 달라고 호소했다. 어퍼트리슐리(UT)-1 수력발전소 건설 현장에서 근무하던 한국남동발전 소속 한국인 직원 3명은 지난 26일 네팔 홍수 당시 실종됐다. 실종자 가족 중 일부는 직접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지난 28일 현지에 도착했고, 네팔에 거주 중이던 다른 실종자 가족들과 합류했다.
이들은 이날 “신속대응팀이 네팔에 온 이후 아무것도 못 하고 지난 4일의 시간이 너무 아깝다”며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달라”고 요청했다.
외교부 재외국민보호·영사담당 정부대표를 단장으로 한 신속대응팀은 홍수 발생 다음 날인 27일 한국인 실종자 수색을 위해 네팔에 급파됐다. 실종자 가족들은 “단장 등 대응팀과 도착 첫날 만나 실종자가 있을 만한 지역의 좌표와 관련 자료를 모두 건넸다”며 “헬기를 통한 육안 수색으로는 실종자를 찾기 어려우니 반드시 구조 인원이 투입돼야 한다는 의견도 건넸다”고 했다.
신속대응팀은 28일과 이날은 네팔 군 당국의 거부로 헬기를 띄우지 못했다. 29일에 헬기로 두 차례 육안 수색을 진행했다. 이를 두고 가족들은 “육안 수색은 큰 성과를 거둘 수 없다고 강조했다”며 “대응팀은 헬기를 띄운 이후 계획에 대해서는 아무런 설명이 없었다”고 토로했다.
가족들은 특히 네팔 당국이 현장 수색을 할 수 있도록 정부가 외교력을 발휘해 달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대응팀은 ‘대한민국 정부 이름으로 온 것이니 우리 요청을 흘려듣지 않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며 “하지만 지금까지 직접 투입된 수색 인력은 없다”고 했다. 이어 “관광객도 아니고 양국의 프로젝트로 발전소를 지으러 온 사람들이다. 외교력을 총동원해 네팔 당국에 수색을 요청해 달라”고 주문했다.
네팔 대홍수 실종자 수색구조에 나선 정부 합동 신속대응팀이 29일(현지시간) 네팔 카트만두 국내선 공항 헬기장에서 수색작업을 위해 헬기에 탑승하고 있다. 사진 외교부
가족들은 답답한 마음에 수력발전소 현장에서 탈출한 생존자와 홍수 발생 지역(라수와) 수색을 총괄하는 현지 경찰의 연락처까지 수소문해 대응팀에 건넸다고 한다. 이들은 “생존자가 탈출한 발전소 인근 산에 실종자들이 있을 가능성이 높았다”며 “단 한 번만이라도 이 지역 수색을 요청해 달라고 간곡히 부탁했지만, 홍수 발생 5일째인 오늘(30일)까지도 들어가지 못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가족들은 또 “우리는 정부를 비난하려는 것이 아니다. 소중한 가족을 제발 찾아달라고 절규하는 것”이라며 “우리가 네팔 정부에 이런 이야기를 하겠느냐. 우리는 부탁할 곳이 한국 정부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대응팀이 처음 들어올 때만 해도 동아줄인 줄 알았는데, 지금은 희망의 불씨가 점점 꺼져간다”며 “외교부 장관이나 청와대에서라도 나서서 제발 수색을 요청해 달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