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 학생 유치 위한 유인책 확대 겨냥 별도 기숙사비도 소득 따라 대폭 지원 중산층 주립 대신 선택 가능성 높아져
한인 가정에서 가족들이 학자금 안내문과 계산기를 펼쳐 놓고 재정 보조 액수를 비교해 보고 있다. [제미나이 생성]
보스턴대(Boston University)가 8월초 새 재정 보조 정책을 내놨다. 비유프라미스(BU Promise)로 명명된 이번 정책은 가구 연 소득이 20만 달러가 안되고 자산 규모가 통상적인 수준인 가정의 신입생에게는 등록금(학비) 전액을 지원하고 학자금 대출은 재정 보조 패키지에서 아예 빼버리기로 했다. 이미 하버드를 비롯한 명문대가 학자금 지원 기준을 20만 달러로 올린 것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정책의 상세한 내용과 실제 영향에 대해서 알아본다.
일반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도 명문 대학들의 우수 학생 유치 정책들이 언뜻 이해가 쉽지 않다. 이미 최정상급 명문이니 우수한 인재들의 지원은 당연한 것이고 좋은 교육을 제공하면 잘 돌아가는 것이 교육기관으로서의 대학 운영이다. 굳이 새로운 정책을 내놓고 위험 부담을 가지면서 해보지 않은 시도를 할 필요가 없는 복지부동 해도 되는 곳이 현대 문명에서 명문 대학들의 위치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팔짱 끼고 편하게 살 수 없는 곳이다.
학령 인구는 줄어들고 있고 우수한 인재들은 더 유명한 대학으로 진학하기 위해서 필사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자칫 잘못된 정책을 펼친다면 그냥 제자리에 있거나 더 아래로 추락할 수 밖에 없다. 대학의 성공의 첫 걸음은 우수 인재를 신입생으로 받는 것이고 그들이 2학년에 무사히 진학하게 돕는 것이 그 다음으로 중요하다.
보스턴대(BU)는 US뉴스 전국 대학 순위에서 최근 5년간 40위 권에 있다. BU가 소재한 보스턴은 교육의 도시로, 하버드, MIT, 터프츠가 있고 이름이 유사한 보스턴 칼리지가 있다. 이들 중 하나만으로도 경쟁이 엄청난데 BU입장에서는 특단의 노력이 없이 현실에 안주한다면 불을 보듯 주저 앉을 수 밖에 없다.
이미 BU는 지원자 중에서 상위 1~2%에 학생들에게 등록금 전액을 장학금으로 수여하는 BU트러스티 장학제도를 운영해 왔다. 하지만 아무래도 우수학생 유치에는 부족했던 것이다.
그런 점에서 지난 6일 발표된 BU프로미스는 아예 문호를 확대해 좋은 결과를 내보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우선 시민권과 영주권을 가진 신입생에게 대학이 산정한 '재정적 필요'를 100% 제공한다. 대학생의 학비는 대개 학교에서 수업료로 받는 등록금과 기숙사 비용으로 나뉜다. 가구 연 소득이 20만 달러 이하인 가정은 우선적으로 등록금을 대학이 대신 내준다.
이번 정책은 올 가을 입학하는 2026학번부터 적용된다. BU의 등록금은 7만3024달러다. 여기에 기숙사비를 합차면 9만5000달러 안팎이 된다. BU는 등록금은 제공하고 나머지 비용은 소득 구간별로 상한선을 두고 지원한다.
그러면 소득 구간을 어떻게 나누냐가 관심이다. 우선 연 소득이 7만5000달러 이하면 9만 5000달러 전액이 지원된다. 연 소득이 7만5001달러~10만 달러면 연간 부담 상한선이 1만 달러다. 10만1달러~15만 달러면 1만 5000달러, 15만1달러~20만 달러는 2만 달러다. 또한 20만 달러가 넘는 가정도 자녀가 동시에 여러 명 재학 중이거나 생활비가 높은 지역에 거주하는 경우 등 개별 사정을 반영해 별도로 재정 보조를 산정한다. 〈표 참조 구간별 부담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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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년 때 단 한번만 신청
이번 정책의 핵심은 재정 보조 패키지에서 학자금 대출을 완전히 제외했다는 점이다. 상당수 대학이 '재정적 필요 100% 충족' 정책을 통해 보조금, 장학금 뿐만 아니라 학생 대출까지 포함해 계산해왔다. 하지만 BU는 상환 의무가 없는 대학 내 장학금과 보조금만으로 필요 액수를 채우는 것이다.
또한 매우 상식적인 것이 교내 장학금이 한번 확정되면 4년간 보장돼 등록금이 매년 오르면 장학금도 따라 오른다. 신청 절차도 간소화돼 매년 제출했던 CSS프로파일도 1학년때 한번 만 내면 재신청 없이 자격이 유지된다. BU는 지난해 재학생의 45%에게 총 4억7300만 달러 재정 보조로 지급했는데 이번 조치로 지원 대상과 규모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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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생에게만 혜택
BU프로미스 정책은 첫 대학 신입생에게만 적용되면 유학생( F-1 비자)은 제외된다. 이들은 기존 방식대로 재정 보조를 신청해야 한다. BU의 최근 신입생에서 유학생의 비율이 22.7%에 달한다.
한편 자격 심사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연 소득은 적은데 자산이 많은 경우다. 자격 심사에서 소득 뿐 아니라 '통상적인 자산'기준도 함께 적용된다. 현금, 예금, 투자 자산, 거주 주택 외 부동산 지분, 사업체 지분 등이 소득 수준에 비해서 지나치게 많은 경우, 표준 소득 구간표 대신 개별 산정 절차로 계산된다. 다만 부모의 은퇴 연금인 401(k)나 IRA는 자산 평가에서 제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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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전형과 재정보조의 불확실성 줄어
BU의 이번 정책은 우수학생 유치 목적을 실현하는 과정이다. BU는 최근 신입생의 절반 이상을 조기 전형(ED)으로 선발했다. 그런데 조기 전형 지원자들이 가장 큰 부담은 재정 보조 패키지를 확인하기 전에 등록을 해야 한다는 것으로 합격은 했는데 지원 액수가 적으면 지원자들이 합격을 하고도 '오도가도' 못하는 낭패가 우려돼 BU의 조기 전형에 지원하지 않게 된다. 하지만 BU프라미스로 소득 구간별 부담 상한액이 공개되므로 실제 부담액을 미리 알 수 있는 등 불확실성이 줄어들게 된다. 심지어 소득이 15만~20만 달러 가정이라면 연간 실제 부담액 상한선이 2만 달러 수준이 되는데 이는 상당수 주립대의 거주자 학비 총액보다 낮을 수 있다는 점에서 BU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다만 렌탈 부동산이나 사업체 지분을 보유한 가정은 기준을 충족해도 자산 평가에서 걸러져 개별 산정 대상으로 분류돼 혜택을 얻지 못할 수도 있다. BU가 공식 제공하는 비용 산정기를 통해 예상 부담액을 계산해 볼 필요가 있다. 이는 굳이 BU가 아니더라도 사립대학은 학교마다 소득 기준선, 자산 산정 방식이 다르므로 미리 확인해야 한다.
이번 BU의 정책은 최상위권 명문대학들의 중산층 가정의 우수 인재를 유치하기 위한 것으로 향후 여러 대학의 추가 정책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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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대 재정보조 추세
하버드는 2025년 3월 가장 먼저 20만 달러 기준을 발표했다.
원래 하버드는 2004년 4만 달러 이하 가정에만 전액 무료 혜택을 줬고, 이후 2006년 6만 달러, 2023년 8만5000달러로 기준을 서서히 올려왔다. 최근 개편으로 전액 무료(등록금.기숙사.식비.건강보험.여행 경비까지 포함) 기준이 단번에 10만 달러로 뛰었고, 10만~20만 달러 구간은 등록금이 전액 무료가 되며 기숙사.식비 등 나머지 비용만 소득에 따라 일부 부담하면 된다. 2025~2026학년도부터 이미 시행 중이다. 또한 대다수 명문 사립대가 유학생에게는 이런 소득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지 않는 것과 달리 하버드는 시민권자와 동일한 니드블라인드(need-blind) 입학 심사와 동일한 소득 기준을 적용한다.
〈표 명문대 학비지원 참조〉
MIT는 2024년 11월 정책을 변경했다. 2025~2026학년도부터 소득 20만 달러 이하 가정에 등록금을 면제하고 있다. 이전에는 전액 무료 7만5000달러, 등록금 무료는 14만 달러였는데 각각 10만 달러와 20만 달러로 상향됐다. 10만~20만 달러 구간은 등록금 전액 면제, 기숙사 등 비용만 슬라이딩 스케일 방식으로 최대 약 2만3970달러까지 부담한다.
예일은 2026년 1월, 2026~2027학년도 신입생부터 적용되는 확대안을 발표했다. 2010년부터 '제로 페어런트 셰어(zero parent share)'라는 이름으로 저소득 가정의 부모 부담금을 0으로 만드는 제도를 운영해왔는데, 처음에는 6만5000달러 이하가 대상이었고 2020년 7만5000달러, 다시 10만 달러로 기준을 올렸다. 10만 달러 이하 가정은 등록금은 물론 기숙사비.식비까지 전액 면제되며, 10만~20만 달러 구간은 등록금 이상을 보장하는 장학금을 받는다.
유펜은 2023년 가을 '퀘이커 커밋먼트(Quaker Commitment)'라는 이름으로 확대 계획을 발표했고, 실제 시행은 2025~2026학년도부터 시작됐다. 기존에는 14만 달러 이하까지만 등록금 전액 지원을 보장했는데, 개편으로 기준이 20만 달러까지 올라갔다. 7만5000달러 이하 가정은 등록금.기숙사비.식비 등 청구되는 비용 전체를 지원 받고, 7만5000~20만 달러 구간은 최소 등록금 전액을 보장하는 장학금을 받는다. 재정보조 심사에서 가족 거주 주택의 자산 가치(home equity)를 아예 제외 했다.
라이스는 2026년 8월 3일, 자체 재정보조 프로그램인 '라이스 인베스트먼트(Rice Investment)'를 확대했다. 2027학년도 입학생부터 적용된다. 7만5000달러 이하 가정에만 등록금.필수비.기숙사식비 전액을 지원하고 7만5000~14만 달러 구간은 등록금만 무료였는데, 이제 10만 달러 이하 가정에 전액 지원, 10만~20만 달러는 등록금 무료 혜택이 적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