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오후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주형철 경기도 경제부지사가 '재정위기 극복 전략 TF' 활동 보고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 경기도
‘재정 비상 상황’을 선포한 경기도가 진행하던 대부분의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 새로운 세원 발굴과 함께 세제 개편 등 제도 개선도 추진하면서 재정 위기를 타개하겠다는 구상이다.
주형철 경기도 경제부지사는 31일 ‘재정위기 극복 전략 TF 활동 보고’ 기자회견을 열고 이렇게 밝혔다. 주 부지사는 “경기도의 순수한 재정수입에서 순수한 재정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를 보면, 2022년부터 매년 1조원이 훌쩍 넘는 적자를 기록 중”이라며 “내년에는 이 적자 폭이 훨씬 더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도민이 실제로 효과를 체감했는지, 지속 가능한지를 기준으로 모든 사업을 처음부터 다시 들여다보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3년 이상 계속된 사업 재검토 ▶부서 간에 중복되거나, 시·군에서 자체적으로 하는 사업과 겹치는 사업 일몰 ▶100억원 이상 투입되는 대규모 사업 추진 방향 재검토 ▶평가 결과 예산 편성에 적극 반영 ▶신규 사업 추진 시 재원 조달 계획 제출(페이고 원칙·Pay-go) 의무화 등을 적용하기로 했다.
━
민선 9기 동안 1조 이상 세입 확보 목표
경기도는 민선 9기(2027년~2030년) 동안 1조원 이상의 세입을 추가로 확보하겠다는 목표도 내놨다. 이를 위해 경기도가 직접 지방세 체납 징수에 나서고, 책임 징수제를 도입하는 등 체납액 징수율을 대폭 끌어올린다. ‘임대용 자동차 등록 유치’ 새로운 세원을 발굴하고 탈세나 부적정한 감면 사례도 조사·추징 업무도 병행한다. 경기주택공사(GH) 등 공기업 운영 이익에 대한 배당금 수령도 추진한다. 자산 매각 등 추가적 방안도 강구하기로 했다.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지난 14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빌딩에서 열린 제61차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 정기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주 부지사는 “경기도 재정 위기의 근본적 원인은 개발 시대에 머물러 있는 낡은 재정 구조 때문”이라며 “세제 개편 등 제도 개선을 통한 세입 확보”를 강조하며 ‘4대 제도개선 추진 과제’를 밝혔다. 먼저 안정적인 재정 운영을 위해 부가가치세 중 시·도에 배분되는 ‘지방소비세’를 40%(현재 25.3%)까지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지방소비세 세율이 인상되면 경기도는 연간 1조4000억원 정도 추가 재원 확보가 가능하다.
담배소비세 중 지방교육세 부분의 세목을 지역 자원시설세로 전환해 소방·안전 관련 재원으로 사용하는 방안도 구상한다. 2020년 소방공무원이 국가직으로 전환됐지만, 관련 인건비는 광역지자체가 부담하고 있어서다. 주 부지사는 “담배소비세에 부과되는 세금 중 44%가 지방교육세로 내려가는데, (지방교육세의 근거가 되는) 부칙이 올해 말 사라진다”며 “일몰되는 지방교육세를 소방·안전 분야 예산으로 사용하도록 세목을 전환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기도는 중앙 정부와 시·군에만 배분되는 법인세의 5%를 광역정비 재원으로 하는 방안과 경기도가 보통교부세를 전혀 받지 못하는 원인으로 꼽히는 기준재정수요액과 기준재정수입액 산정의 현실화도 추진한다. 주 부지사는 “제도 개선 과제 모두 법률 개정이 필요한 사안”이라며 “도내 31개 시·군, 전국시도지사협회 등과 연대하고 법 개정안 마련 등을 위해 국회, 정부와 소통·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세입 확보 추진단과 지출 구조조정 추진단 등 두 축으로 실행 체계를 가동하고, 도의회와 ‘지방재정 상생 협의체’를 구성해 긴밀하게 협력해 나갈 계획이다.
━
국힘 “경기도 추경은 ‘땜질식 처방’”
한편 경기도의회 국민의힘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도의 기준 없는 사업 예산 삭감으로 민생·복지 분야 실질 예산이 대폭 축소됐다”고 주장했다. 방성환 의회 국민의힘 대표의원은 “추경안에서 삭감된 자체 사업 1363개를 살펴보니 필수 예산인 인건비와 물건비 총 426억원이 기계적으로 삭감돼 공무원의 업무 환경이 악화했고, 자치단체 이전 경비 571억원을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감액해 시군에 막대한 재정 부담을 전가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이번 2차 추경은 경기도의 발전을 좌우할 기반 투자는 미루고, 부족한 재원은 시·군과의 약속을 일방적으로 깨거나 실·국과 산하 기관 및 민간의 주머니를 털어 메우겠다는 전형적인 ‘제 살 깎아 먹기 삭감’이고 ‘땜질식 처방’”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