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미 연합훈련을 축소 실시한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한·미·일 3국 훈련은 9월 7~11일 실시키로 했다. 3국 훈련은 2023년 캠프 데이비드 3국 정상회의에서 합의됐고 이번에 네 번째 실시된다. 미국이 3국 훈련을 예정대로 실시키로 한 것은 미국의 안보 1순위가 중국이라는 점을 재확인해 준다. 실제 미 인도·태평양사령부는 이번 훈련과 3국 협력 지속은 “각국의 방위와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안보 수호를 위한 확고한 의지를 보여준다”고 밝혔다. 지난해엔 “제1도련선(한반도-일본 규슈-대만-필리핀-베트남을 잇는 중국의 해상 방어선) 내 전력을 강화해 아태 지역의 억지력을 제고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란전쟁으로 일본에 주둔하던 핵항공모함을 중동으로 차출한 상황에서도 미·일 입장에서 3국 훈련은 반드시 실시해야 하는 훈련인 것이다.
지난달 27일까지 예정돼 있던 '을지 자유의 방패(UFS)' 훈련 일정이 미 측의 제안으로 21일로 단축하기로 결정된 19일 경기 동두천시 주한미군 기지에서 미군들이 스트라이커 장갑차를 비롯한 차량들을 정비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좋은 관계를 언급하며 한미 연합훈련을 대폭 축소할 것을 지시했다. 뉴스1
반면에 한·미 훈련은 트럼프 대통령의 표현대로라면 비용이 많이 들고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좋은 관계를 감안할 때 대폭 축소해도 되는 훈련이 됐다. 나아가 한국이 미국의 이란전쟁에 협조하지 않거나, 조현 외교장관의 국회 발언대로 대미 투자 속도를 높이기 위한 압박용으로 이번처럼 축소하거나 중단할 수 있는 훈련이 된 것이다.
우리와 사전 협의도 없이 발표된 훈련 축소를 트럼프 대통령의 결단이라고 경의를 표한 정부는 미국의 3국 훈련 실시 방침에 곤혹스러울 것이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번 훈련이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방어적 성격이라는 점을 부각했다. 중국을 불필요하게 자극하지 않기 위해서다. 그러자 북한은 어제(31일) 3국 훈련을 지목하면서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 고수 입장에 최강경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그간 ‘페이스메이커’를 자처해 온 정부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그제 개각에서 교체설이 돌던 조 장관이 유임되고 국방장관에 미국통인 강신철 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이 임명됐다. 북·미 대화 재개, 전시작전권 전환, 핵추진 잠수함 건조 등 중차대한 안보 현안은 안정적인 한·미 관계와 양국 간 원활한 협의를 통해 진전될 수 있다는 점을 정부는 잊지 않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