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진의 횡령·배임 등을 이유로 상장폐지(상폐)된 쌍방울이 결정 무효 소송을 냈지만 최근 1심에서 패소한 것으로 1일 확인됐다. 쌍방울 측은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고 현재 2심이 진행 중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15부(부장 윤찬영)는 지난 7월 23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사였던 쌍방울이 한국거래소를 상대로 낸 상폐 무효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소송이 제기된 지 약 1년 3개월 만에 나온 1심 판결이다. 쌍방울 측은 불복해 지난달 7일 항소했고, 항소심은 같은달 27일 서울고등법원에 접수됐다.
쌍방울 주식은 경영진의 횡령·배임 등 혐의가 제기되고, 김성태 전 회장이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요청을 받아 북한에 800만 달러를 전달했다는 ‘대북 송금 사건’ 연루 의혹까지 더해지며 2023년 7월부터 거래가 중단됐다. 이후 같은해 12월 한국거래소가 상폐 개선 기간 1년을 부여했지만, 2025년 2월 최종 상폐 결정됐다. 거래소는 당시 “개선계획 이행 여부 및 경영의 투명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에 쌍방울은 지난해 2월 12일 상폐 결정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했지만 기각됐고, 같은해 5월 27일 상폐 무효 소송까지 제기했다.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 중앙포토
중앙일보가 확인한 판결문에 따르면 쌍방울 측은 “한국거래소가 서면통지를 누락하는 등 적절한 소명 기회를 보장하지 않았고 상폐의 판단 근거를 명확하게 알려주지 않는 등 절차상 하자가 많았다”는 취지로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쌍방울은 2023년 이의신청을 통해 거래소로부터 12개월의 개선 기간도 부여받았다”며 “적절한 방어권을 행사하지 못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또 1심 재판부는 개선 기간 종료 후 매각 계획을 세웠던 쌍방울의 매수인이 ‘세계프라임개발(정운호 대표)’인 점에 대해 “적격 인수인으로 인정하기 곤란하다”고 한 거래소의 판단이 “적절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세계프라임개발을 사실상 지배하는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는 해외도박·횡령·배임·뇌물공여 등으로 실형을 선고받는 등 범죄 전력이 가볍지 않다”며 “사회적·경제적 영향력이 큰 상장법인의 적격성 유무를 심사하면서 범죄 전력을 평가 요소로 삼는 것이 부당하거나 자의적이라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검찰청. 뉴스1
한편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쌍방울그룹의 주가조작 의혹(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에 대해 수사 중이다. 지난달 18일엔 서울 중구의 쌍방울그룹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수사는 더불어민주당 정치검찰조작기소대응 특위가 김 전 회장과 방용철 전 쌍방울 부회장 등을 지난 1월 고발한 데 따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