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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압박하며 러시아 불러 “평화” 논의…유럽 반발 부른 美 ‘G20 엇박자’

중앙일보

2026.08.31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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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20국(G20) 정상회의 의장국인 미국이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장 회의에 러시아를 초청해 유럽 국가들의 반발을 샀다.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사회에서 러시아를 고립시키는 데 주력해왔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의장국인 미국은 노스캐롤라이나 애슈빌에서 열린 이번 회의에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을 초청했고,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은 그와 양자회담도 했다. 러시아는 G20 정식 회원국이지만, 지난 2022년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실루아노프가 재무장관회의에 직접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은 러시아 대표단의 참석을 받아들인 반면 지난해 의장국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은 회의에서 배제했다.

31일(현지시간) 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장 회의에 참석한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 및 대표단. 로이터=연합뉴스

31일(현지시간) 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장 회의에 참석한 안톤 실루아노프 러시아 재무장관 및 대표단. 로이터=연합뉴스

유럽 국가들은 크게 반발했다. 국제회의에서 통상적인 절차인 단체사진도 함께 찍을 수 없다고 반대했고, 실제 실루아노프는 촬영에서 빠졌다. 유럽 국가 장관들 입장에서는 실루아노프와 나란히 서는 것만으로도 러시아의 행위를 인정하는 것처럼 비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이다. 라르스 클링바일 독일 부총리 겸 재무장관은 “실루아노프 장관이 통상적인 참석자 대우를 받지 않을 것이라고 미국이 분명히 해줬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 2022년 국제통화기금(IMF) 춘계 총회에 맞춰 열린 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실루아노프가 화상으로 발언을 시작하자 재닛 옐런 당시 미국 재무장관은 회의장을 나가버리기도 했다.

미국은 이번 G20 회의를 중국을 견제하는 무대로 삼는 분위기다. 베센트는 개막 연설에서 “자국의 수출에만 특혜를 주는 왜곡된 정책이 오늘 여기 모인 나라들의 경제에 어떤 피해를 줬는지 지켜봤다”며 사실상 중국을 비판하기도 했다.

이처럼 다양한 현안에서 중국과 각을 세우는 과정에서 동맹과 우방의 지지가 필요한 미국이 이번 회의에 러시아를 초청한 것을 두고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부쩍 밀착하는 중국과 러시아의 틈새를 벌리려는 의도일 수도 있지만, 대러 제재를 담당하는 미 재무부의 수장이 러시아 재무장관을 손님으로 맞이하고 회담까지 해 정상적인 대화 상대로 복귀시키는 듯한 모습을 보여준 것 자체가 갖는 외교적 함의가 크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대중 압박과는 별개로 트럼프가 우크라이나전과 관련한 평화 협상의 진전을 바라면서 일관성 없는 조치가 이뤄진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앞서 악시오스는 최근 방러한 존 랫클리프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트럼프와 푸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간 3자 정상회담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이란전으로 국내외적으로 곤경에 처한 가운데 외교적 치적이 절실한 트럼프가 푸틴을 향해 손을 뻗은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와 관련, 미 재무부 대변인은 악시오스에 베센트와 실루아노프가 트럼프의 우크라이나 평화 구상과 경제성장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반면 러시아 측은 평화 구상 언급은 뺀 채 양측이 금융 분야 현안 등을 논의했다고만 공개했다.



유지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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