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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옆, 새로운 자리 만든다…차지코리아의 성공 필살기 넷

중앙일보

2026.08.31 16:00 2026.08.31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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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Note
" 커피 옆자리에 앉는다. "

모던 티 브랜드 '차지(CHAGEE)'의 전략입니다. 성숙한 커피 시장, '차'라는 비주류 카테고리, 그리고 중국 브랜드라는 3가지 허들이 있었는데요. 차지가 선택한 건 '옆자리 전략'이었습니다. 경쟁 대신 공존을 택한 겁니다. 커피 옆에, 새 자리를 만드는 것.

2017년 중국 윈난성에서 시작한 차지는 매장에서 우린 찻잎에 신선한 유제품을 더한 밀크티를 앞세웠어요. 결과는? 성공. 9년 만에 전 세계 매장을 7000여 개까지 열었고요. 2025년 4월 중국 밀크티 브랜드 최초로 미국 나스닥에 상장했습니다(티커 CHA). 2026년 4월 30일, 강남·용산·신촌 세 곳에 매장을 동시에 열며 한국 진출을 공식화했어요.

등장 전부터 화제를 모은 차지코리아의 한국 진출 전략이 궁금해 직접 매장을 방문했습니다 스타벅스·디아지오·하이네켄을 거친 김좌현 대표와 이케아·H&M의 한국 진출 입지를 설계해온 장영봉 이사의 기획 비하인드, 들어보시죠!
스타벅스·디아지오·하이네켄을 거친 차지(CHAGEE) 김좌현 대표(왼쪽)와 이케아·H&M의 한국 진출 입지를 설계해온 장영봉 이사(오른쪽). ©폴인

스타벅스·디아지오·하이네켄을 거친 차지(CHAGEE) 김좌현 대표(왼쪽)와 이케아·H&M의 한국 진출 입지를 설계해온 장영봉 이사(오른쪽). ©폴인


차지의 성공 필살기 1. 커피 옆자리에 앉아라

Q : '커피 옆자리 전략'이라는 말이 재밌습니다.
김좌현 대표(이하 김): 처음부터 경쟁이 아니라 공존을 택했어요. "커피가 채우지 못하는 자리가 어디일까?"를 가장 먼저 질문했던 거예요.

커피와 함께, 매일 마실 수 있는 또 하나의 선택지를 만들기로 했어요. 작정하고 그 옆자리를 노린 거죠.


Q :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준다면요.
김: 한국 소비자는 이미 커피의 원두, 원재료, 취향 차이를 잘 압니다. 커피를 즐기는 기준이 엄청 높아요. 즉, 품질과 원재료로 설득할 수 있는 소비자가 이미 존재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맨땅에서 '좋은 재료'를 설득하는 일과, 이미 아는 사람에게 '차도 그렇다'고 말하는 일은 완전히 달라요.

높은 기준치는 차에도 똑같이 적용되니까요. 그렇다면 좋은 찻잎, 신선한 원료 자체가 차별점이 돼요. 한국은 이 전략이 가장 잘 통할 시장인 셈이죠.

소비자가 브랜드를 공부하는 방식도 달라졌어요. 제품, 원재료를 직접 비교하고 여러 채널에서 경험과 의견을 공유해요. 브랜드가 설명하는 대로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스스로 판단하는 소비자가 많아진 겁니다. 그래서 오히려 브랜드는 스토리와 경험을 꾸미는 것에 집중하는 만큼, 제품과 서비스의 본질에 더 충실해야 해요.


Q : 이사님도 같은 생각인가요?
장영봉 이사(이하 장): 소비자로 먼저 동의했어요. 처음 말레이시아와 중국에서 차지를 마셔봤는데, 깜짝 놀랐습니다. 밀크티가 이렇게 깔끔할 수 있다니.

저희 가족이 2018년부터 말레이시아에 살고 있는데요. 차지는 2019년 말레이시아에 진출했고, 아내는 그때부터 마신 로열 팬이에요. 저한테 먼저 "여기로 이직하라"고 말한 사람도 아내였어요. (웃음) 그만큼 소비자로서 먼저 브랜드를 신뢰했던 거죠.

이케아나 H&M 때처럼 한국에서 새로운 카테고리를 열어보고 싶은 욕심도 있었어요. 20년간 글로벌 브랜드의 한국 진출을 설계하며 '커피 다음'을 찾고 있었거든요. 차지가 그 답일 수 있겠다 싶었죠.
″커피에 대한 높은 기준치는 차에도 똑같이 적용되니까요. 그렇다면 좋은 찻잎, 신선한 원료 자체가 차별점이 돼요. 한국은 이 전략이 가장 잘 통할 시장인 셈이죠.″ ©차지(CHAGEE)

″커피에 대한 높은 기준치는 차에도 똑같이 적용되니까요. 그렇다면 좋은 찻잎, 신선한 원료 자체가 차별점이 돼요. 한국은 이 전략이 가장 잘 통할 시장인 셈이죠.″ ©차지(CHAGEE)



Q : '차는 어렵고 올드하다'는 인식, 어떻게 깼나요?
김: 진입 전 가장 걱정한 지점이었어요. 제품 하나로 넘을 수 있는 벽이 아니니까. 맛이 아무리 좋아도 '차=진입 장벽'이면 마셔볼 시도조차 안 하거든요. 그래서 승부를 공간·커뮤니케이션·디지털 콘텐츠·참여 프로그램으로 나눴어요. 차를 '배워야 하는 대상'이 아니라 '경험하는 대상'으로 바꾼 거죠.

메뉴군을 넓게 가져간 것도 차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기 위한 전략이었습니다. 밀크티만이 아니라 브루드티, 티-에스프레소, 프루트티까지 넓혔죠. 진입 장벽이 높은 카테고리일수록, 선택지 폭 자체가 진입로가 되거든요. 문을 하나만 두면 아무도 안 들어옵니다.

지난 5년간 음료 선택 기준도 세분화됐어요. 과거엔 가격·접근성·익숙한 맛이 1번이었다면, 지금은 원재료, 브랜드 경험, 건강함, SNS 공유 요소까지 함께 봐요. 한 잔을 사는 게 아니라 자기 취향을 표현할 브랜드를 찾기 시작한 거죠. 당도와 칼로리 민감도도 올라갔고요.


Q : 한국에선 더 달고 자극적인 음료를 선호하는 고객도 많습니다. 차지는 당도가 높지 않은 편인데요. 이 간극은 어떻게 메우나요?
김: 그렇다고 당도를 올리는 걸 고민하진 않아요. 저희가 지향하는 방향이 아니거든요.

저희가 파는 건 웰니스와 연결, 2가지니까요. 자극적인 맛을 원하는 고객의 말에 귀는 기울이지만, 결국 저희 가치에 맞는 경험을 드리는 쪽을 선택해요. 여기서 흔들리면 브랜드가 무너지니까요.


Q : '차=웰니스'라는 가치가 지금 한국 시장에서 통할 거라고 본 근거는요?
장: 그 때는 틀리고, 지금은 맞다. 제가 20년 전에도 차 브랜드에서 일했는데요.
" 20년 전엔 시장이 준비가 안 돼 있었어요. "
그때는 '차=웰니스'란 키워드가 낯설었죠. 제품이 나빴던 게 아니라 타이밍이 일렀던 겁니다. 그런데 지금은 트렌드도, 건강을 찾는 방식도 바뀌었잖아요.

다만 '건강하다'는 이유 하나론 안 팔려요. 그 가치를 현대적 해석과 기술로 전달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죠. 차지는 지금 그게 가능하거든요. 7~8초 안에 한 잔을 만들 수 있는 시스템과 최상의 재료를 함께 갖췄어요. 그래서 지금이 적절한 타이밍이라고 판단했죠.

차지의 성공 필살기 2. 국적을 앞세우지 마라

Q : '중국 브랜드'라는 정서적 장벽, 어떻게 극복 중일까요?
김: 저희는 국적을 앞세우지 않아요. 특정 국가적 메시지를 내세우는 대신, 글로벌 모던 티 브랜드로 제품과 경험의 본질로 평가받으려 해요. 브랜드 인식은 결국 매장에서 마시는 한 잔의 품질, 직원 응대, 매장 분위기, 재방문 경험으로 만들어지거든요. 그래서 이 장벽도 정공법으로만 넘을 수 있다고 봐요. 기본에 충실한 운영을 토대로 고객분들이 일관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죠.

정체성을 지우지 않고 한국에 맞게 번역해요. 차지가 지키는 세 가치는 그대로 두고요. 문화, 연결, 웰니스. 표현을 한국의 결로 옮겼죠.

강남 플래그십은 벽면에 차지의 별자리를 은하수처럼 넣었어요. 양쪽 벽엔 한국의 처마와 기와에서 영감받은 요소, 도자기 차 주전자 디테일을 담았고요. 천장엔 실크로 '실크로드'를 표현했어요. 용산·시청점엔 아티스트 제니스 채Janice Chae와 협업한 벽화를 넣었죠. 한국 전통 건축과 도시 풍경, 호랑이·꽃 모티프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이에요. 차의 뿌리는 살리되, 그 뿌리가 한국 땅에 닿게 한 거예요.
″정체성을 지우지 않고 한국에 맞게 번역해요. 차지가 지키는 세 가치는 그대로 두고요. 문화, 연결, 웰니스. 표현을 한국의 결로 옮겼죠.″ ©차지(CHAGEE)

″정체성을 지우지 않고 한국에 맞게 번역해요. 차지가 지키는 세 가치는 그대로 두고요. 문화, 연결, 웰니스. 표현을 한국의 결로 옮겼죠.″ ©차지(CHAGEE)



Q : 두 분은 커리어에서 스타벅스·디아지오·하이네켄부터 이케아·H&M을 거쳤죠. 그동안 다뤘던 서구 브랜드와 비교했을 때 차지의 시스템, 무엇이 가장 달랐나요?
김: 핵심은 모든 매장에서 같은 품질을 내는 일관성이에요. 화려한 기술 자체가 목적이 아닙니다. 차지는 9년 만에 7천여 개 매장으로 성장했어요. 만약 매장마다 맛이 다르면 그 확장은 불가능했겠죠. 기술은 그 일관성을 지키기 위한 도구인 겁니다. 명확한 카테고리 포지셔닝, 표준화된 운영 역량, 현지화는 하되 핵심은 흔들지 않는 시스템을 갖췄어요.

장: 좋은 입지를 보는 눈이나 리테일 시스템의 본질은 크게 다르지 않고요. 다만, 압도적인 실행 속도와 치열한 테크놀로지의 현장 접목. 감과 관성적인 데이터에 의존하지 않아요. 전력 스펙, 주방 동선, 디지털 주문 시스템 매칭 같은 데이터 기반 인프라를 매장에 세팅하는 속도가 담당자로서 위기감을 느낄 정도로 빨라요.

차지의 성공 필살기 3. 유동 인구보다 '동선과 여백'을 봐라
차지의 초기 3대 거점 조합 전략
① 강남 상권: 트렌드 수용도가 높고 변화가 빠른 상권
② 신촌 상권: 대학가 중심의 젊은 타깃층이 밀집한 상권
③ 용산 상권: 내·외국인, 문화·쇼핑·관광이 섞인 복합 상권

″서로 다른 성격의 상권에서 차지를 동시에 보여주며 다양한 고객과 접점을 만들고 싶었어요.″ ©차지(CHAGEE)

″서로 다른 성격의 상권에서 차지를 동시에 보여주며 다양한 고객과 접점을 만들고 싶었어요.″ ©차지(CHAGEE)


Q : 첫 거점으로 명동, 성수가 아닌 강남·신촌·용산을 선택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장: 서로 다른 성격의 상권에서 차지를 동시에 보여주며 다양한 고객과 접점을 만들고 싶었어요.

단순히 유동 인구가 많아서가 아니라. 한국 시장에서 만나고 싶은 고객층과 라이프스타일이 하나의 상권에만 있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강남은 트렌드 수용도가 높고, 신촌은 젊은 소비자가 많고, 용산은 쇼핑·문화·관광 수요가 함께 존재하죠.

세 매장을 열면서 추가로 역삼·시청·건대, 그리고 신세계백화점 강남점과 최근 종로점까지 빠르게 출점했는데요. 시장 진입 전부터 촘촘히 짜둔 중장기 로드맵에 따라 순차적으로 확장하고 있어요. 저희가 만나고 싶은 고객이 있는 곳으로 계속 가는 거죠.


Q : 매장을 선정할 때 중요하게 보는 입지 조건은요?
장: 시각적 쾌적함을 주는 '가시성', 머무름을 방해하지 않는 '동선의 여유'요.

제품을 빠르게 내는 매장은 '접근성'만 보면 돼요. 근데 차지는 차를 즐기는 시간과 웰니스를 팔아요. 차는 커피보다 음미하는 호흡이 길어요. 공간의 감각을 온전히 흡수해야 하는 카테고리거든요.…(후략)

▶ 글로벌 모던 티 시장을 개척한 차지, '커피의 나라' 한국에서 차로 승부수를 던질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요? 차지의 한국 진출 비하인드 전문은 '폴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아래 링크를 복사해 주소창에 붙여주세요. https://www.folin.co/article/14690





김수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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