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월 19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 연회장 건설 현장에서 백악관 리모델링 공사 필요성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법원에 의해 제동이 걸렸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백악관 연회장 건설 계획이 공사중단 위기를 넘기고 이어간다.
미 연방대법원은 31일(현지시간) 대법관 9명 중 존 로버츠 대법원장과 3명의 진보 대법관이 반대한 가운데 5명의 다수의견으로 연회장 공사 중단을 요구하는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공사를 계속할 수 있도록 결정했다.
대법원은 소송을 제기한 역사보존운동가들이 소송을 제기할 자격이 없다고 판단했다. 원고 적격에 대한 문제는 트럼프 행정부가 하급심부터 주장해 온 비다. 대법원 6명의 보수성향 대법관 중 5명이 이 주장을 받아들였다. 보수성향 중 존 로버츠 대법원장만 진보성향 대법관 3명과 함께 반대의견을 냈다.
워싱턴 D.C. 워싱턴 기념탑 전망대에서 바라본 백악관 헬리패드 및 연회장(오른쪽) 건설 현장. 헬리패드는 시코르스키사가 제작한 새로운 대통령 전용 헬기 도입과 관련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건설되고 있다. AFP=)연합뉴스
대법원의 이번 결정은 1·2심에서 공사 중단 결정이 내려지자 트럼프 행정부가 대법원의 긴급 심리를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본안 소송의 내용인 연회장 건설 자체의 적법 여부에 대한 판단은 아니다.
로버츠 대법원장은 이날 반대의견에서 “원고가 입은 피해를 잘못 이해하고 있다”며 “행정부가 입법부의 재정권과 워싱턴 DC 내 연방 재산을 규율할 권한을 침해했을 가능성이 큰 행위(연회장 공사)를 계속하도록 허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21일 트럼프 행정부의 상고 요청을 검토하는 동안 공사를 계속할 수 있도록 하는 임시 명령을 내린 바 있다.
이날 대법원 결정은 본안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만 공사를 계속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AP에 따르면 일반적인 소송 진행 속도를 고려하면 연회장 건설 프로젝트는 당초 계획대로 진행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백악관 동관(이스트윙)을 리모델링하면서 약 1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8270㎡ 규모의 연회장(그랜드 볼룸) 건설에 나섰다. 하지만 의회 승인 없이 공사를 시작하고 아마존·구글·팔란티어 등 정부와 대규모 계약을 맺은 기업들의 기부금으로 공사를 진행한다는 점 등에서 적법성 논란이 이어졌다.
이에 비영리 단체인 국가역사보존협회(NTHP)는 지난해 12월 대통령은 물론 어떤 연방 기관도 의회의 승인 없이 역사적 건물을 철거하거나 새로 대규모 시설을 건립할 권한은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국립공원관리청 등을 상대로 소송을 냈고, 워싱턴 DC 연방지방법원은 지난 3월 31일 NTHP의 손을 들어줬다. 연방 지법은 다만 백악관 지하 군사벙커 업그레이드 등은 국가보안을 위해 필요하다는 트럼프 행정부 주장을 받아들여 부분적으로 허용했다.
이어 지난달 7일 미 워싱턴 DC 연방순회항소법원은 NTHP가 연회장 공사를 중단하라며 행정부를 상대로 낸 예비 가처분 신청을 인용한 지난 3월 말 연방 지방법원의 1심 판결을 유지했다. 다만 법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상고할 수 있는 시간을 주기 위해 판결 효력을 14일간 유예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을 통해 “군과 비밀경호국(SS)은 이번 끔찍하고 정치적 동기에 의해 내려진 불법적 판결을 미국에 대한 국가안보 위협으로 보고 있다”며 즉각 대법원에 상고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워싱턴 D.C. 상공에서 미 육군 골든 나이트 DHC-8 항공기가 촬영한 백악관 헬리패드 및 연회장 건설 현장 항공 사진. 로이터=연합뉴스
현재 백악관 연회장 건설은 현재 약 65%의 공사가 완료됐다. 행정부가 법원에 제출한 문서에 따르면 골조는 올해 11월 완성된다. 외벽의 상당 부분은 내년 4월까지 완성되며, 2028년 8월 전체 프로젝트가 완료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대법원 결정에 대해 트루스소셜에서 “더 이상 어떠한 만일의 상황이나 의문, 위협도 없이 연회장·군사복합시설이 건설될 수 있도록 하는 결정”이라고 환영했다.
그는 연회장 건물에 지하 벙커와 드론 방어시설 등이 설치된다면서 단순한 파티장 성격이 아닌 ‘연회장 겸 군사복합시설’(Ballroom and Military Complex)이라는 표현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웅장한 연회장과 군사복합시설은 미국 전체가 매우 자랑스러워할 만한 것이 될 것”이라며 “위대한 애국자들과 기업들이 전액 자금을 지원함에 따라 이것은 하나의 선물이다. 미국 납세자에게는 아무런 비용도 들지 않는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