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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불 아래서] 마음껏 사랑하라

Los Angeles

2026.08.31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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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윤 목사.나성남포교회

한성윤 목사.나성남포교회

누구나 인생의 마지막 순간을 가치 있고 의미 있게 다듬고자 한다. 우리 대다수는 이 지상에서 그 마침표를 맞이할 것이다. 그때 나는 과연 무엇을 손에 쥐고 하나님 앞에 설 것인가.
 
사람은 누구나 저마다의 최선을 준비하려 한다. 지금 이 순간을 열렬히 살아내는 이유도 바로 거기에 있다. 선을 행하고 미움을 거두며 용서를 실천하려 애쓴다. 사랑과 인내, 화평과 자비, 그리고 절제의 결실을 맺고자 마음을 쏟는다. 그 과정에서 겸손이라는 덕목 역시 잊지 않는다.
 
그러나 이 수많은 결실의 진짜 이름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는가. 이들의 참이름은 바로 ‘성령의 열매’다. 성령께서 맺게 하신 결실이자, 성령의 소유라는 뜻이다. 어느 쪽이든 그 주인이자 주체는 엄연히 성령 하나님이다.
 
자신이 맺은 열매를 들고 하나님 앞에 서려 했던 이들에게는 다소 허탈한 사실일지 모른다. 우리가 손에 쥔 것은 결국 내 것이 아닌 성령 하나님의 것이기 때문이다. 이를 온전히 내 것인 양 내놓는다면 도둑이라 불려도 할 말이 없다.
 
그렇다면 정녕 ‘내 것’이라 부를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찬송가 ‘양 떼를 떠나서’의 작시자로 잘 알려진 호레이셔스 보나(Horatius Bonar)는 이렇게 읊조렸다.
 
“우리는 우리의 죄를 안고 하나님께 나아간다. 진정 우리 자신의 것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은 오직 그것뿐이기 때문이다.”
 
그렇다. 참된 내 것이란 결국 상처와 눈물, 아픔과 욕망이라는 무거운 짐뿐이다. 그 짐 속에는 양심을 짓누르는 족쇄와 욕심이 짊어지운 채무가 가득하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열매가 아닌, 그 묵직한 짐을 진 우리를 부르신다.
 
그뿐인가. 그분은 우리의 상처와 욕망을 당신의 살에 담으시고, 우리의 죄를 당신의 뼈로 삼으셨다. 성경은 이를 두고 ‘신랑의 사랑’이라 칭한다. “이는 내 뼈 중의 뼈요 살 중의 살이라.” 세속의 눈에는 어리석어 보일 만큼 한없는 이 신랑은 신부의 모든 것을 자신의 뼈와 살로 끌어안는다. 그 무시무시한 부채는 물론, 이자와 벌금, 차디찬 감옥의 굴레까지 대신 짊어지는 것이다.
 
예수께서 우리를 ‘내 것’이라 부르실 때, 그분은 참으로 그리하셨다. 스스로를 죄로 삼으셨고(고후 5:21), 우리의 짐을 당신의 짐이라 선언하셨다. 신부에 향한 신랑의 사랑은 아름다운 열매를 가져온 신부가 아니라, 감당할 수 없는 짐을 짊어진 신부에게 쏟아졌다.
 
그렇기에 신부는 단장을 한다. 무엇으로 빛날 것인가. 오직 신랑으로 빛난다. 이제 나의 수고는 허무하게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신랑의 영원한 기쁨이 된다. 나의 친절과 사랑은 소멸하지 않고 신랑의 영원한 영광으로 승화한다. 이 땅에서 흘린 눈물과 기도는 허공으로 흩어지지 않고 영원한 신랑의 마음에 깊이 새겨진다.
 
그러니 마음껏 사랑하고, 마음껏 기뻐하자. 우리는 영원한 신랑의 영원한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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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윤 / 목사·나성남포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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