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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작곡·연기까지…다재다능 MZ 바이올리니스트 마리아 두에냐스

중앙일보

2026.08.31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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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 두에냐스 [사진 빈체로]

마리아 두에냐스 [사진 빈체로]

연주, 작곡에 연기까지 척척 해내는 ‘엄친아’ 클래식 스타가 있다. 스페인 출신의 바이올리니스트 마리아 두에냐스(24) 얘기다. 2021년 예후디 메뉴힌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주목 받은 신예다. 도이치그라모폰(DG)을 통해 내놓은 2023년 앨범 ‘베토벤 앤드 비욘드’, 2025년 ‘파가니니의 24개의 카프리스’는 그에게 오푸스 클래식 ‘올해의 영 아티스트 상’(2024), 그라모폰 뮤직 어워즈 ‘올해의 영 아티스트’, ‘올해의 연주자’(2025) 상을 안기며 세계적인 연주자로 발돋움하게 했다.

베를린 슈타츠카펠레,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뮌헨 필하모닉,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등 유수의 악단과 협연을 이어가는 와중에 영화 출연에도 도전했다. 마리아가 바이올리니스트 역의 조연으로 출연한 캐나다 감독 독립영화 ‘메저스 포 어 퓨너럴’(Measures for a Funeral, 2025)은 2024년 토론토 국제영화제 월드프리미어 작품으로 초청받기도 했다.

올해는 지난 8월 29일 ‘오마주 투 하이페츠’ 앨범을 발매하고 본업으로 돌아왔다. 이달 11일에는 서울(예술의전당), 13일엔 경남 통영(통영국제음악당)에서 구스타보 히메노가 이끄는 룩셈부르크 필하모닉과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을 연주한다. 그는 “브람스는 이 곡을 4악장으로 구상했지만 결국 마지막 악장은 폐기했다”며 “걸작 역시 처음부터 완성된 형태로 갑자기 탄생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화하고 때로는 내려놓는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다. 그런 탐구의 과정을 최대한 생생하게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마리아 두에냐스 [사진 도이치그라마폰 홈페이지]

마리아 두에냐스 [사진 도이치그라마폰 홈페이지]


마리아의 연주 중 백미는 그가 직접 작곡한 카덴차 부분이다. 카덴차는 협주곡의 끝 무렵에 삽입된 연주자의 화려한 독주를 뜻한다. 바로크 시대까지는 연주자가 즉석에서 만든 선율을 연주하는 게 보통이었지만 모차르트·베토벤 등 고전 시대로 접어들며 작곡가가 직접 쓰게 됐다. 다만 소수의 연주자들은 자신만의 카덴차를 만들기도 했는데, 마리아 역시 그 계보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이번 브람스 연주에서도 본인이 쓴 카덴차를 연주한다. “카덴차는 아주 특별한 순간입니다. 연주자가 관객 혹은 작곡가와 단둘이 마주하게 되기 때문이에요. 그 순간에는 진정한 자유가 있어요. 저는 언제나 그 공간을 저만의 것으로 만들어갈 수 있는 기회를 즐깁니다.”

카덴차뿐만 아니다. 베토벤의 음악적 유산에서 영감을 받은 무반주 바이올린 작품 ‘오마주 1770’, 피아노 독주곡 ‘페어웰’ 등도 작곡했다. 그는 “작곡을 시작하며 음악을 바라보는 방식이 크게 달라졌다”고 했다. “직접 무언가를 써보면 아주 작은 선택 하나하나에도 훨씬 예리하게 의식하게 되는데, 그런 경험 덕분에 작곡가들이 작품 안에서 어떤 결정을 내렸는지를 더 세심하게 바라보게 됐어요.”
마리아 두에냐스 [사진 빈체로]

마리아 두에냐스 [사진 빈체로]


여섯 살 때부터 바이올린을 잡았다. 그는 “그저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게 좋았다”며 “어릴 땐 무척 수줍음이 많아서 바이올린이 나를 표현하는 하나의 방법이 됐던 것 뿐”이라고 했다. 마리아를 꾸준히 연주의 길로 붙들었던 건 거장들의 음악. 특히 이번에 발매한 앨범의 타이틀에 등장한 리투아니아 출신의 바이올리니스트 야샤 하이페츠의 연주였다. “제가 그에게서 특히 매료되는 지점은 압도적인 테크닉뿐만 아니라, 음악을 바라보는 사고가 명료하다는 점입니다. 모든 것이 분명한 의도를 가지고 이루어진다는 느낌을 받아요. 이번 음반의 아이디어 역시 오랫동안 그의 음반을 들으며 쌓아온 음악적 경험에서 출발했습니다.”

이번 앨범을 녹음하며 하이페츠가 생전에 연주했던 명기 스트라디바리우스를 쓰기도 했다. 마리아는 “녹음 전에는 악기의 고유한 정체성을 보존하기 위해 일부러 그 악기로 일부러 너무 많이 연습하지 않으려고 했다”며 “오히려 악기가 스스로 말하도록 두고 싶었다”고 했다.
마리아 두에냐스 [사진 도이치그라마폰 홈페이지]

마리아 두에냐스 [사진 도이치그라마폰 홈페이지]


마리아의 요즘 고민은 “나만의 개성을 찾는 일”이다. “음악은 관객에게 무언가를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실제로 위대한 거장들의 연주를 들을 때면 하던 일을 멈추고 귀를 기울이게 됩니다. 음악이 저에게 말을 걸어오기 때문이죠. 그건 정말 아름다운 감각적 경험입니다. 제 바이올린이 다양한 목소리를 들려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최민지(choi.minji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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