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 외교부 장관(오른쪽)과 박홍근 기회예산처 장관이 지난 5월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21회 국무회의 겸 제8차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뉴스1
국립외교원 해킹을 계기로 외교부가 내년도 사이버보안 예산을 올해보다 4배 이상 늘린다. 중동 지역에서 소형 드론과 폭발물 공격이 확산함에 따라 재외공관의 구조 안전성을 보강하는 예산도 확대한다.
1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내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외교부 사이버보안 예산은 올해 38억원에서 내년 155억원으로 117억원 늘었다. 외교부 당국자는 “취급하는 정보의 중요성에 비해 사이버 공격은 증가하고 있다”며 “종합적으로 봤을 때 현재 대응 역량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내부 공감대가 있었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내년 정보보안 컨설팅을 받고 본부와 산하기관의 보안 수준을 전반적으로 점검한 뒤 노후화됐거나 공격 빈도가 높은 시스템부터 고도화할 계획이다. 단순 장비 교체보다는 취약 지점을 선별해 보완하면서 전체 보안 수준을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춘다는 방침이다.
재외공관의 물리적 방호도 강화한다. 중동 전쟁에서 소형 드론과 폭발물 공격이 빈번해지면서 공관 건물이 폭발과 파편 충격을 견딜 수 있도록 구조 안전성을 보강하는 예산 27억원을 신규 반영했다.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6개 공관을 우선 대상으로 고려하고 있다. 유사시 재외공관을 우리 국민의 대피 장소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게 외교부 판단이다.
내년도 정부 예산이 올해보다 12.8%(727조 9000억원→820조 9000억원) 늘지만, 외교·통일 분야 예산은 7조 395억원에서 7조 1202억원으로 1.1% 증가하는 데 그쳐 12개 재정 분야 중 증가율이 가장 낮다. 외교부 자체 예산도 3조 7033억원으로 올해보다 2.4% 늘어나는 수준이다. 반면 해외 위난 및 사건사고 대응 예산은 140억원에서 178억원으로 약 27% 확대했다. 전체 외교예산의 증가폭은 제한됐지만 사이버 보안과 국민 보호 분야에는 재원을 집중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