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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기초연금 ‘하후’부터 3만원 인상…‘상박’은 보류했다

중앙일보

2026.08.31 20:16 2026.08.31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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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내년부터 월 소득인정액이 55만원(소득하위 30%) 이하인 저소득 노인은 기초연금 수령액이 지금보다 3만원 늘어난다. 소득하위 45~70% 구간 기초연금 수급자는 기존 월 35만원 수준에서 동결된다. 당초 정부는 내년부터 기초연금 수급 기준을 중위소득 연동 방식으로 바꿔 ‘하후상박’ 체제로 개편하려고 했으나, 기존 소득수준 기준을 유지하고 일단 ‘하후’를 위해 올해보다 2조6000억원(11%)을 더 투입하기로 했다.

보건복지부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2027년도 예산안이 1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재명 대통령의 ‘하후상박’ 주문에 따라 내년 4월부터 기초연금을 소득수준별로 차등 지급할 계획이다.

현재는 기초연금 수급 기준선에 드는 수급자는 모두 같은 월 35만원을 받는다. 올해 기준선은 1인 가구 기준 월 소득인정액 247만원이다. 소득인정액은 소득에 재산을 월 소득으로 환산한 금액을 더한 뒤 각종 공제를 적용해 계산한다.

내년부터는 기초연금 수급자를 소득수준에 따라 세 구간으로 나눈다. 월 소득인정액이 약 55만원 이하인 저노인 348만명에게는 현재 월 35만원인 기초연금을 38만원으로 올려준다. 월 55만~109만원인 174만명에게는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35만9000원을 지급한다. 반면 소득인정액이 월 109만원을 넘는 노인 290만명은 올해와 같은 월 35만원을 받는다. 현행 물가연동 방식을 유지하면 내년 지급액이 35만9000원으로 오르지만 이들은 월 9000원의 인상분을 받지 못한다. 동결 대상은 전체 기초연금 수급자 812만명의 35.7%로, 수급자 3명 중 1명 수준이다.

복지부는 소득 상위 구간 연금 동결로 줄어드는 예산을 약 1700억원으로 추산했다. 저소득층 추가 지급에 들어가는 예산은 4650억원이다. 손호준 복지부 연금정책관은 “현재보다 덜 받는 분은 없도록 2027년 예산안에 반영했다”고 말했다. 명목액이 줄어드는 수급자는 없지만 290만명은 현행 제도에서 받을 수 있었던 인상분을 덜 받게 되는 것이다.
정근영 디자이너

정근영 디자이너


정부는 당초 ‘상박’ 방안으로 현재 노인의 70%(기준중위소득 96.3% 수준)에게 지급하는 목표수급률 방식을 기준중위소득 기준으로 바꾸는 중장기 개편안을 추진해왔다. 선정기준을 2027년 기준중위소득 90%에서 2028년 86.6%, 2029년 83.3%, 2030년 80%까지 단계적으로 낮추는 방안이다. 새 기준을 넘는 기존 수급자는 5년간 연금은 주지만, 지급액을 단계적으로 줄이는 내용도 담겼다. 첫해에는 물가연동 인상분만 덜어낸 35만원을 받고, 이후 31만5000원, 28만원, 24만5000원, 21만원으로 줄어든다. 마지막 해 지급액은 현재보다 40% 적다. 5년의 보호기간이 지나면 수급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정부는 중위소득 기준 개편을 통해 노인 수급 범위를 줄이는 방안은 사회적 논의가 더 필요하다는 이유로 이번 정부안에서 제외했다.

중장기 개편안이 보류되면서 내년에 새로 만 65세가 되는 1962년생 가운데 기초연금 수급 대상에서 제외될뻔한 일부가 기초연금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당초안대로라면 신규 신청자에게 기준중위소득 90%의 선정기준이 즉시 적용될 예정이었다. 2026년 1인 가구 기준으로 환산하면 현행 제도에서는 소득인정액이 월 약 247만원까지 수급 가능권에 들지만, 새 기준은 약 231만원이다. 이에 따라 소득인정액이 월 231만원을 넘고 247만원 이하인 1962년생은 기초연금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손 정책관은 “지금까지 논의한 내용만으로는 사회적 논의 과정을 충실하게 반영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했다”며 “2027년 예산안에 담긴 내용이 현재까지의 정부안”이라고 말했다. 이어 “목표수급률 방식을 소득기준 방식으로 바꿀 필요성은 있지만 국민연금 등 다층연금체계와 함께 국회와 사회적 논의를 더 거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내년 저소득 부부가구의 기초연금도 늘어난다. 현재는 부부가 모두 기초연금을 받으면 소득수준과 관계없이 각각 20%씩 감액한다. 내년부터는 노인 소득 하위 45%에 속하는 부부 수급자의 감액률을 10%로 낮춘다. 적용 대상은 234만명이다. 소득 하위 30% 부부의 합산 수령액은 현재 56만원에서 68만4000원으로 12만4000원 늘어난다. 소득 하위 30~45% 부부는 64만6000원을 받는다.

소득과 재산이 적어도 기초연금 대상에서 원천 배제됐던 공무원연금 등 직역연금 수급자와 배우자 가운데 저소득층 11만명도 새로 지급 대상에 포함된다. 직역연금 관련 개편은 정보 연계에 필요한 시간을 고려해 내년 7월 시행한다. 내년도 기초연금 예산은 25조7000억원으로 올해 23조1000억원보다 2조6000억원, 11% 증가한다.

다만 저소득층에 대한 ‘하후’가 충분하냐는 비판도 나온다. 소득이 가장 낮은 노인에게 추가로 지급하는 금액도 월 3만원에 그친다. 인상 후 기초연금 38만원은 내년 1인 가구 생계급여 최대액인 87만5533원의 43% 수준이다.

특히 기초생활보장 생계급여를 받는 빈곤 노인은 이번 인상 혜택을 체감하지 못할 수 있다. 현재는 기초연금이 소득으로 반영돼 기초연금이 오르면 생계급여가 그만큼 줄어드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른바 ‘줬다 뺏는 기초연금’ 문제다. 빈곤노인기초연금보장연대에 따르면 지난해 기초연금을 받았다는 이유로 생계급여가 삭감된 노인은 87만명에 달한다.

복지부는 이번 개편으로 노인빈곤율이 얼마나 낮아질지도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못했다. 손 정책관은 “노인빈곤율은 여러 변수의 영향을 받아 정확한 효과를 추계하기 어렵다”면서도 “차등지급과 부부감액 축소 등을 조합하면 일률적으로 지급하는 현행 방식보다 빈곤 완화 효과가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스더([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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