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의조 수사정보 유출 경찰, 대법원 “간접증거로 유죄 어려워”
중앙일보
2026.08.31 20:50
2026.08.31 21:35
'불법 촬영' 혐의를 받는 축구선수 황의조(33·알라니아스포르)가 지난해 9월 4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1심과 같은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후 법정을 나서고 있다. 뉴스1
국가대표 출신 축구선수 황의조씨의 수사 정보를 외부로 유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현직 경찰관에 대해 대법원이 유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직접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간접증거만으로 무죄 판결을 뒤집은 항소심 판단에 법리 오해가 있다는 취지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기소된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 소속 경찰관 조모(46)씨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조씨는 2024년 1월 황씨의 불법 촬영 혐의 사건을 담당하던 수사팀의 압수수색 영장 집행 정보를 평소 친분이 있던 법무법인 대표변호사 A씨에게 텔레그램 등을 통해 유출한 혐의로 기소됐다. 해당 법무법인은 황씨 측을 대리하고 있었다.
하급심 판단은 엇갈렸다. 1심은 통화 내역 등 직접증거가 없고 정황만으로 범죄 혐의를 확신하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반면 2심은 간접증거와 경험칙을 근거로 무죄 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1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항소심의 절차적 문제점과 증명력 부족을 지적했다.
대법원은 “피고인은 무죄로 추정된다는 것이 헌법상 원칙이며, 직접증거 없이 간접증거만으로 유죄를 인정하려면 그 증명력이 직접증거에 버금갈 정도로 신중한 판단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이어 “원심이 추가적인 증인 신문이나 증거조사 없이 단 1회 공판기일 만에 1심의 무죄 판단을 뒤집은 것은 공판중심주의와 직접심리주의 원칙을 위반한 잘못이 있다”고 파기환송 이유를 설명했다.
고성표([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