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붕 교체비 특별분담금 부과 미납 땐 주택 유치권 설정 통보 가주 의회 관리비·운영 규제 추진
HOA의 특별분담금 부과로 논란이 된 빌리 모우라 콘도. ABC7 캡처
남가주 지역의 한 콘도 단지 주택소유주협회(HOA)가 지붕 교체를 이유로 가구당 2만6000달러가 넘는 긴급 특별분담금을 부과해 주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이처럼 최근 HOA가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며 주택 소유주들의 경제적 부담을 키우는 사례가 잇따르자, 가주 의회까지 나서 HOA의 권한을 제약하려는 입법 움직임을 가속하고 있다.
ABC7은 샌클레멘테 지역의 189가구 규모 ‘빌라 모우라’ 콘도 HOA가 최근 지붕 교체 공사 비용 명목으로 각 가구에 2만6000달러 이상의 특별분담금 납부를 통보했다고 지난달 31일 보도했다. 주민들에게는 일시불 납부 또는 2회 분납, 혹은 첫 6개월간 매달 2000달러 이상을 낸 뒤 이후 월 400달러씩 추가 납부하는 옵션 등이 제시됐다.
반면 주민들은 지붕 누수 등 당장 시급한 위험이 없는 상황에서 HOA가 이를 ‘긴급 공사’로 임의 규정해 주민 투표 절차조차 없이 거액의 분담금을 일통 부과했다고 반발하고 있다. 특히 분담금을 제때 내지 않을 경우 주택에 유치권(lien)을 설정하겠다는 압박성 통보까지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단지 주민 베벌리 올브라이트(81)씨는 “이곳에서 노후를 보내기 위해 평생 정말 열심히 준비해 왔는데 결국 이사를 가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소유주 매건 블란다씨 역시 “다수의 주민이 이 정도의 거액을 감당할 여력이 없을 것”이라고 토로했다.
HOA 비용 부담은 비단 이 단지뿐만 아니라 가주 전역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센서스국 통계에 따르면 가주 주택 소유주의 약 65%가 HOA 관리를 받고 있다. 가주의 월 평균 HOA 관리비 중간값은 278달러로 전국 최고 수준이다. 특히 LA와 샌프란시스코 등 대도시 주요 콘도 단지에서는 월 관리비만 수천 달러에 달하는 사례도 많다.
이 같은 주민 부담이 가중되자 가주 의회는 관리비 인상률 상한선 설정은 물론, HOA의 의사결정 권한 전반을 재조정하는 방향으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현재 주의회에서는 HOA 정기 관리비 인상 폭을 제한하는 법안(SB 1007)이 추진 중이다. 현행법상 주민 투표 없이 연간 최대 20%까지 올릴 수 있는 관리비 인상률을 8%로 대폭 낮추는 내용이 골자다. 이 법안은 지난 5월 가주 상원을 통과한 뒤 현재 하원에 계류돼 있다.
또한 지난달 26일에는 HOA의 이사회 회의 및 관련 기록 공개 범위를 넓히고, 대규모 수리비에 대비한 예비 적립금(reserve fund) 확보 기준을 강화하는 법안(AB 1184)이 가주 의회를 최종 통과해 주지사의 최종 서명만을 남겨두고 있다.
이와 별개로 가주는 지난해 10월부터 HOA가 입주민에게 부과하는 각종 벌금 액수를 건당 최대 100달러로 제한하는 법을 시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