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한국인 여성이 최근 베트남에서 현지 사채업자들에게 납치됐다 구조됐다. 부친의 도박 빚이 원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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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외 교사가 신고…대사관·경찰·공안 공조로 구조
지난달15일 베트남 하노이에선 부친의 도박 빚으로 인해 10대 여성이 납치되는 일이 발생했다. 사진은 이 사건을 시각화한 인공지능(AI) 일러스트. 퍼플렉시티(Perplexity).
1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달 15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10대 여성 A씨가 현지 사채업자에게 납치됐다. A씨의 부친 B씨는 국내 기업의 베트남 주재원으로, 현지에서 도박으로 생긴 빚을 갚지 못하자 사채업자들이 딸인 A씨를 사실상 인질로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A씨가 납치되자 A씨의 현지 과외 교사는 하노이의 주베트남 대한민국대사관에 사건을 알렸다. 대사관 직원들과 파견 경찰은 베트남 공안과 공조를 통해 신고 당일 A씨의 소재를 파악한 뒤 구조했다. 하노이를 비롯한 베트남 현지엔 총 6명의 경찰 인력이 파견돼 한국인 관련 범죄 대응을 지원하고 있다.
자신의 신변에 위협을 느낀 부친 B씨는 사건 바로 다음 날인 지난 달 16일 딸을 현지에 남겨둔 채 홀로 피신했다. 현지에선 도박 빚으로 인한 감금·폭행이 잦은 만큼 B씨는 두려움을 느낀 것으로 전해졌다. 모친도 가족과 떨어져 생활 중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B씨의 피신으로 딸은 가족과 완전히 떨어진 셈이다.
A씨는 다행히 B씨의 피신 수일 후 안전한 곳으로 이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과 외교당국은 B씨의 상습도박 여부와 채무 규모 등을 확인한 뒤 수사 착수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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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금부터 167~300%…납치되고 어금니 부러지고
지난해 9월 중국인 2명에 대한 불법 감금 및 폭행 혐의로 형사 구금된 중국ㆍ베트남 국적 피의자들. 현지 경찰은 이 사건 피의자 10명을 추가로 불러 조사했다. 사진 베트남 다낭시 공안당국.
베트남 카지노 주변에선 이 같은 사례가 빈번해 관광객 등이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지난해 9월엔 베트남·중국 범죄조직원 5명이 도박 빚을 진 중국인 2명을 불법 감금·폭행했다 현지 경찰에 체포됐다.
30대 중국인 W씨는 10만 위안 상당의 카지노 칩을 교환했다 모두 잃자 원금의 300%에 달하는 30만 위안 상당의 차용증에 강제로 서명해야 했다. 폭행을 당해 어금니 1개가 부러지기도 했다.
함께 감금당한 중국인 L씨 역시 30만 위안 상당의 카지노 칩을 빌려 도박을 하면서 원금의 약 167%인 50만 위안의 차용증에 서명해야 했다. 이들은 칩을 모두 잃자마자 카지노 인근에서 제압당해 차에 태워진 뒤 인근의 호이안 소재 아파트로 끌려갔다. L씨의 가족에겐 50만 위안과 함께 하루 2만 위안의 이자도 갚으라는 협박 전화도 갔다.
외교부는 B씨와 같은 사례가 생길 수 있다며 지속해서 해외 카지노, 홀덤시설 이용 등에 대해 주의를 당부했다. 자료 주필리핀 대한민국 대사관.
이에 동남아 지역 외교 당국은 해외 도박 관련 범죄에 대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지난 1월 주필리핀 한국대사관은 “카지노 이용 등 과도한 도박으로 본인 여권을 채무 담보로 제공하고 금전을 차용하거나, 차용금을 상환하지 못해 감금 시비로 이어지는 사례에 유의해 달라”며 “실제 감금하지 않고도 가족에게 감금되었다고 허위로 알리고 송금을 요구하는 사례도 있다”고 당부했다.
상습 도박은 당사자 역시 국내법으로도 처벌될 수 있다. 국내 형법은 속인주의를 채택하고 있어, 해외에선 합법이라도 국내법에 저촉되면 처벌받는다. 형법상 일시오락을 제외한 상습도박은 3년 이하의 징역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지난 4월 주다낭 대한민국 총영사관은 “현지 홀덤 시설(포커 업장)은 적법한 허가가 있더라도 운영 중 위법행위로 변질될 우려가 높다”며 “특히 포커대회를 빙자해 칩을 현금화하거나 상품을 지급하고 이를 환전하는 행위 등은 한국·베트남 양국에서 모두 위법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