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가 사실상 차기 후계자 내정 단계에 들어섰고 북미 정상회담은 어느 때라도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국회 정보위원회는 1일 비공개로 열린 전체회의에서 국정원이 이같이 보고했다고 전했다.
정보위 여당 간사인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전체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김주애가 언론에 잘 노출되는 게 사실상 (후계자) 내정 단계로 보고 북의 지도자로 각인시키기 위한 목적이라고 국정원이 보고했다”고 말했다.
북한 매체는 올해 들어 김주애가 사격하는 모습과 신형 주력 전차를 직접 조종하는 모습을 노출했으며 지난 7월 28일 전승절 73주년 행사에도 김정은 위원장과 함께 공연을 관람하는 모습을 담았다.
이종석 국정원장은 지난 4월 정보위 전체회의에서 “김주애를 후계자로 보는 게 맞느냐”는 질의에 “후계자로 봐도 될 것 같다. 단순한 정황 정도의 판단이 아니고 신빙성 있는 첩보를 근거로 판단한 것”이라고 답했다고 당시 야당 간사였던 이성권 의원이 전한 바 있다.
윤 의원은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어느 때라도 가능하다고 봐야 한다”며 “북미 간 구체적 접촉에 대한 팩트가 체크된 것은 없지만 대화 징후는 있다고 봐야 한다”고 국정원이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8·15 광복절 경축사에서 북측에 제안한 6·25전쟁 종식을 위한 당사국 간 논의 관련 “국정원 차원의 대화 접촉은 아직까지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윤 의원은 전했다.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추가 파병을 할 가능성에 대해선 “국정원은 북측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대화 국면에서 그 가능성은 현저히 낮으나 상황 변화에 따라 유동적이라는 취지의 답변이 있었다”고 윤 의원이 전했다.
야당 간사인 유영하 의원은 “국정원이 북한 관련 2가지 내부 문건과 미사일 설계도를 분석하고 있다고 보고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 정찰정보총국을 확대 개편해 방첩 기능을 강화했다”며 “정찰총국장은 해외특수작전부대 부대장을 겸임하는 리창호로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나오는 작전 정보를 처리하기 위해 겸직시킨 것”이라고 덧붙였다. 리창호 상장(한국군 중장급)은 지난 2월 제9차 당대회 기념 열병식 당시 정찰정보총국장 자격으로 해외작전부대 종대를 인솔하는 모습이 포착된 바 있다.
이 밖에 국정원은 국회 정보위에 “신형 원자로 설계도와 수리온 헬기 엔진 등 첨단 기술을 해외로 유출하려는 시도 2건을 차단했고, AI전략총괄관을 설치해 카이스트 교수 출신 최고 인재를 영입해 조직을 구성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24년 9월 11일 인민군 특수작전무력 훈련기지를 시찰할 당시 김 위원장과 나란히 선 북한군 장성 3명. 왼쪽부터 신금철 인민군 소장, 김영복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부총참모장, 리창호 정찰총국장의 모습(흰색 원안). 연합뉴스
한편, 국정원은 “12·3 불법 내란과 관련해 지난달 25일부터 대대적인 내부 감찰에 착수했다”고 국회에 보고했다. 국정원은 “국정원 내 ‘북한 영향력 공작 대응 TF’에 대해 민간인 사찰 등 걱정과 우려가 존재한다”며 “특별 감찰 결과에 따라 인사 조치까지 할 계획이 있다”고 답변했다고 윤 의원은 전했다.
윤 의원은 앞서 지난달 20일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정부에서 정치인을 포함한 광범위한 민간인 사찰이 이뤄졌고, 그 결과가 2024년 1월 3일 윤석열 전 대통령까지 보고됐음을 확인했다”며 사찰 주체로 ‘북한 영향력 공작 대응 TF’를 지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