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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한 시신 가방만 4000여개”…24시간 가동 중인 ‘구호 컨트롤타워’ [네팔 대홍수 현장을 가다]

중앙일보

2026.09.01 01:23 2026.09.01 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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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전(현지시간) 네팔 카트만두 네팔적십자사(NRCS) 본부에 차려진 긴급대응센터(EOC). 대규모 홍수에 전기와 통신이 끊긴 지역에 지원할 발전기와 부상자·환자를 치료하기 위한 약품이 빼곡히 실린 트럭이 시동 걸렸다. 네팔적십자사 소속 트럭 기사 디파크(49)는 “홍수로 길이 끊겨 있어 구호물품을 보내기 힘들지만, 상황이 긴박하니 트럭이 갈 수 있는 곳까지 어떻게든 지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소형 트럭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들에도 구호물품들이 실렸다.


네팔적십자사 직원들이 홍수 피해 복구를 위한 구호물품을 차량에 싣고 있다. 변민철 기자

네팔적십자사 직원들이 홍수 피해 복구를 위한 구호물품을 차량에 싣고 있다. 변민철 기자

네팔적십자사 창고에는 홍수 이후 각국에서 보내온 구호물품들이 가득했다.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삼성이 보내온 방수포도 눈에 띄었다. 물이나 식량 등은 차량으로 20분 정도 떨어진 대형 창고에 보관하고, 이곳에는 담요나 마스크, 모기장 등을 쌓아두고 있다. 나날이 늘어나는 희생자 시신을 수습하기 위해 현재까지 가방(보디백) 1900여개를 각지에 보냈고, 추가로 2000여개를 확보하기도 했다. 아마르 포우델 네팔적십자사 부국장은 “전 세계에서 구호물품을 보내주고 있지만, 특히 한국은 지난 2015년 네팔 지진에 이어 이번 홍수 때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며 “실종자 중 한국인이 있는 것이 너무 안타깝고 슬프다”고 했다.
네팔적십자사 직원들이 홍수 피해 지역 지원을 위한 구호 물품을 차량에 싣고 있다. 사진 네팔적십자사

네팔적십자사 직원들이 홍수 피해 지역 지원을 위한 구호 물품을 차량에 싣고 있다. 사진 네팔적십자사


네팔적십자사는 지난달 26일 홍수 발생 이후 긴급대응센터를 꾸리고, 24시간 비상대응체계를 유지하면서 구호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다. 단순히 구호물품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가족과 연락이 끊긴 사람들을 돕거나 실종자 신원 확인 작업도 병행한다. 또 각 지역에 필요한 지원을 확인하기 위한 핫라인을 구성했다. 핫라인 담당인 비풀은 “가족과 연락이 닿지 않는 사람이 생기면 정보를 확인하고 연결을 돕고 있다. 실종자 수가 너무 많아 절차가 오래 걸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적십자 직원들이 네팔 홍수 피해 복구와 생존자 지원 방안에 대해 회의하는 모습. 변민철 기자

적십자 직원들이 네팔 홍수 피해 복구와 생존자 지원 방안에 대해 회의하는 모습. 변민철 기자


긴급대응센터는 재난 상황이 장기화될 것을 대비한 대책도 마련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는 현재 피해 지역 구호 상황 브리핑과 더불어 실종·사망자 가족의 심리 치료, 3개월치 이상의 구호물품 확보 방안 등이 논의됐다. 루드라 아디카리 긴급대응센터 운영책임자는 “네팔 정부와 협의해 지원이 필요한 부분을 세심히 살피고 있다”며 “모든 것을 잃은 사람들이기 때문에 모든 것을 지원해야 하는데, 예산이나 시간이 부족하다”고 안타까워했다.




한인회 “기저귀와 속옷, 주방용품 우선 지원”

한국에서도 대규모 홍수 피해를 입은 네팔을 돕기 위해 성금 모금이나 구호물품 지원이 잇따르고 있다. 이미 일부 구호물품을 지원한 대한적십자사는 오는 11월까지 성금 모금 활동을 진행할 계획이다. 대한적십자사 관계자는 “정확한 피해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오늘 담당자가 네팔로 출국했다”며 “네팔 당국의 수요를 파악해 지원 규모가 결정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삼성이 네팔에 지원한 구호 물품. 변민철 기자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삼성이 네팔에 지원한 구호 물품. 변민철 기자


네팔 한인회는 카트만두 인근에 거점 3곳을 지정한 뒤 구호물품을 받아 각 재난 현장에 전하고 있다. 네팔 한인회 관계자는 “홍수 피해 지역에 다녀온 분들의 의견을 토대로 아이들 기저귀나 옷, 여성 속옷을 위주로 구호물품을 보내고 있다”며 “끼니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고 들어서 주방용품도 함께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네팔 재난관리청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네팔·중국 국경에서 발생한 홍수로 네팔 지역 사망자가 987명으로 늘었다. 중국 측 사망자 16명과 합하면 전체 사망자는 1003명이다. 실종자는 네팔 측에서 3916명, 중국에서 546명 등 총 4462명이다.

정부 합동 신속대응팀이 1일 네팔군과 함께 실종자 수색 작업에 나서고 있다. 사진 외교부

정부 합동 신속대응팀이 1일 네팔군과 함께 실종자 수색 작업에 나서고 있다. 사진 외교부

한국 정부는 이날 민관합동 해외긴급구호협의회 의결을 거쳐 네팔 홍수 피해 지역에 해외긴급구호대 파견을 결정했다. 외교부, 한국국제협력단(KOICA), 소방청 등 44명으로 구성된 해외긴급구호대는 앞으로 네팔 라수와 지역에서 재난구호, 인명구조, 의료구호 활동을 벌일 방침이다. 또 네팔 정부와 협의해 연락이 닿지 않는 우리 국민을 포함한 피해자 수색·구조 활동을 수행한다.

한국인 실종자 9명을 찾기 위해 사고 지점 인근에 투입된 정부 합동 신속대응팀은 네팔군과 합동 수색을 본격화했다. 육로 수색과 더불어 드론을 활용한 수색 활동도 검토하고 있다.




변민철([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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