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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금리 내려라” 워시 압박…시장은 Fed 손 들어줬다

중앙일보

2026.09.01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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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리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금리가 낮아야 한다”며 연방준비제도(Fed)를 향해 노골적인 금리 인하 압박을 쏟아냈다. 백악관의 정치적 요구와 Fed의 긴축 움직임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은 31일(현지시간) 워시 의장의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기조에 반대하느냐는 질문에 “그를 매우 존중하며 그는 해야 할 일을 할 것”이라면서도 “우리 금리는 너무 높다”며 Fed의 금리 정책에 날을 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25년 전만 해도 지표가 좋으면 금리가 내려갔는데, 지금은 인플레이션을 너무 두려워해 금리를 올린다”며 “성장과 성공 자체가 인플레이션을 유발하지 않는다. 경제가 잘나갈 때 금리를 올릴 필요가 없고 많은 경우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같은 날 워시 의장은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지금 이 순간을 규정한다면 ‘글로벌 투자 급증’의 시기”라고 평가했다. 워시는 지난달 28일 잭슨홀 경제정책 심포지엄에서 “기조적 인플레이션이 목표치(2%)로 향하고 있다는 확신이 서지 않는다면 Fed가 해야 할 일이 남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탄탄한 성장세와 글로벌 투자 급증이 이어지는 만큼 물가를 잡기 위한 추가 금리 인상을 주저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시장은 워시의 손을 들어줬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확률은 잭슨홀 이전 35% 수준에서 이날 65.4%까지 올랐다.

인베스팅닷컴 등에 따르면 오후 1시 기준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연 4.784%로 전일보다 0.026%포인트 올랐다. 30년물도 0.023%포인트 오른 5.272%를 기록했다. 30년물 상승세가 다소 주춤한 사이 10년물도 고점을 높이기 시작했다. 워시 의장의 매파적 발언에 더해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로 브렌트유가 배럴당 90달러를 돌파하며 물가 불안을 키웠다. 여기에 40조 달러(약 5경5000조원)에 달하는 미 정부부채와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한 대규모 국채 발행이 이어지며 공급 과잉을 유발하고 있다.

마켓워치는 10년물 금리 4.8%를 ‘매직 넘버’로 지목하며 “10년물이 30년 고정 모기지와 각종 소비자 대출 금리의 기준인 만큼 이 수준에 가까워질수록 가계의 차입비용과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 수 있다”고 짚었다. 기업의 자금조달 부담이 커지고, 기술주와 인공지능(AI)주 등 증시에도 부담이다.

여기에 일본발 수급 악재까지 가세했다. 일본 10년물 국채금리는 이날 한때 3.001%까지 올라 1996년 이후 30년만 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본 금리가 오르면 일본 투자자들이 굳이 미국 국채를 살 이유가 줄어 미 국채 수요에도 부담이 된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일본은 미 국채의 주요 보유국”이라며 “무질서한 엔화 움직임은 결국 미국 가계와 기업의 차입 비용을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이 엔화 강세로 이어지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믿는다”며 일본을 압박했다.

전문가들은 Fed가 오는 15~16일 실제 금리 인상에 나선다면 트럼프와 워시의 갈등이 본격화할 수 있다고 본다. 워시 의장의 전임인 제롬 파월도 임기 내내 인신공격까지 동원한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을 견뎌야 했다.





박유미.김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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