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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세제 개편 철회, 정책실장 경질…설익은 정책이 남긴 교훈

중앙일보

2026.09.01 08:26 2026.09.01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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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어제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의 사표를 수리했다. 지난달 30일 경제부총리와 국토교통부 장관 등 6개 부처의 장관을 교체할 때는 김 실장을 제외했다가 뒤늦게 경질 카드를 꺼냈다. 지지율 최저치를 경신하는 상황에 부닥친 이 대통령이 경제 정책 쇄신의 메시지로 반등의 기회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단일 종목 레버리지 ETF로 인한 주식시장과 투자자 혼란, 부동산·세제 개편에 따른 여론 악화 등 국정 동력 약화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경제 라인의 핵심들을 교체한 것만으로는 민심이 이반된 현 상황을 해결할 수 없다. 국민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변화가 뒤따르지 않으면 인적 쇄신은 위기모면용 꼼수로 평가절하될 것이다.

김용범 정책실장이 지난달 25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김용범 정책실장이 지난달 25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정부가 어제 국무회의에서 비거주 1주택자의 세 부담을 강화했던 세제개편안을 철회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정부는 비거주 1주택자의 기본공제 금액을 기존 정부 안(9억원)에서 현행(12억원)으로 유지했다. 비거주자의 부담을 강화했던 내용을 다시 완화한 것이다. 종부세 세 부담 상한도 현행 150%로 유지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과 국회의 지적, 대안들을 대승적으로 검토하고 합당한 제안이 있다면 망설임 없이 입법과 예산에 충실히 반영해 달라”고 당부했다. 국민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는 것은 너무 당연한 일이다. 정부·여당은 설익은 정책이 국민을 혼란에 빠트리고 지지율 하락을 자초한 이번 정책 실패의 경험을 집권 2년차의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이 대통령은 각 부처에 레드팀의 시각을 주문했다. 기존 정책 속에 잘못된 부분을 찾아내는 방향으로 업무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일선 부처뿐 아니라 청와대에서도 레드팀은 작동해야 한다. 모든 정책을 만기친람형으로 살피고 지시를 내리는 이 대통령 자신에게도 적용해 보길 바란다. 거대 여당도 과연 레드팀이 작동할 수 있는 민주적이고 합리적인 의사 결정 구조를 갖추고 있는지 진단해 봐야 한다.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필요한 것은 권력자의 눈치만 살피며 ‘원팀, 원보이스’를 외치는 과잉 충성이 아니라 불합리한 정책에는 과감하게 제동을 걸고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소신과 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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