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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새 에이스, 피자 즐기는 카우보이 페덱

중앙일보

2026.09.0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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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삼성 선발투수 페덱이 1회에 투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11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삼성 선발투수 페덱이 1회에 투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페퍼로니 피자를 즐기고 무더위도 우습게 아는 텍사스 사나이. 대체 선수의 대체 선수로 한국에 온 크리스 페덱(29)이 삼성 라이온즈의 가을 전망을 밝히고 있다.

1, 2위를 다투던 삼성과 KT는 지난 주말 3연전을 펼쳤다. 두 경기가 비로 취소돼 김이 샜지만, 한 경기는 ‘미리 보는 한국시리즈 1차전’이란 이름에 걸맞는 명승부였다. 삼성 페덱과 KT 로건 앨런(등록명 로건)의 호투 속에 삼성이 4-2로 이겼다.

두 사람은 절친한 사이다. NC 다이노스에서 뛰었던 로건이 페덱에게 한국행을 추천했을 정도다. 공교롭게도 로건이 부상을 당한 케일럽 보쉴리의 대체 선수로 KT에 오면서 맞대결까지 성사됐고, 6이닝 무실점한 페덱은 친구에게 패배를 안겼다. 페덱은 “6이닝 동안 우리는 친구가 아니었다”며 “아주 중요한 경기였는데 승리를 거두게 돼 기분이 정말 좋다”고 했다.

사실 페덱도 삼성에서 올 시즌을 시작하진 않았다. 삼성은 한국에서 3년 연속 10승 이상을 거둔 아리엘 후라도와 재계약하면서 맷 매닝과 계약했다. 그러나 매닝이 개막하기도 전에 팔꿈치 수술을 받는 바람에 호주 출신 잭 오러클린을 대체선수로 데려왔다. 오러클린은 준수한 모습을 보였으나 지난 겨울 호주 리그를 뛴 탓에 체력적으로 힘이 부쳤다. 그래서 데려온 선수가 페덱이었다.

삼성을 상징하는 푸른색 양복을 입고 출근한 크리스 페덱. 사진 삼성 라이온즈

삼성을 상징하는 푸른색 양복을 입고 출근한 크리스 페덱. 사진 삼성 라이온즈

페덱은 2019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소속으로 9승 7패 평균자책점 3.33을 기록하는 등 빅리그 통산 119경기에 선발로 나섰다. 하지만 올 시즌엔 세 팀을 전전하며 14경기(9선발) 7패 평균자책점 6.79에 그쳤다. 때마침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방출됐고, 잔여연봉을 받을 수 있는 삼성과 47만 3333달러(약 7억원)에 계약했다. 삼성도 장신을 살린 높은 타점, 다양한 구종을 갖춘 화려한 경력의 선수를 구해 만족했다.

텍사스 출신 페덱은 평소 카우보이 차림을 즐긴다. 대구구장에 처음 나타났을 때도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양복을 입고 나타났다. 그는 “나는 더운 텍사스 출신”이라며 “야구장으로 가기 전 멋진 내 모습을 보면 자신감이 생긴다”고 했다. 그의 루틴은 겉멋이 아니었다. 마운드에서도 실력으로 증명했다. 7경기에서 4승 2패 평균자책점 2.25를 찍었다. 후라도가 부상으로 빠진 사이 에이스 역할을 해냈다.

페덱은 선발 등판 전에 탄수화물 섭취를 한다. 한국에선 주로 페퍼로니 피자를 먹는다. 그는 “너무 긴장되기 때문에 식욕이 떨어지는데 피자를 선호한다”고 했다. 팀 동료 원태인에게도 이 팁을 전했고, 원태인 역시 피자 루틴을 따른 뒤 공교롭게 성적이 좋아졌다. 삼성을 상징하는 푸른색 양복까지 빼입고, 포수 강민호와도 터놓고 이야기를 나누는 등 팀 케미스트리에게도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송민구 대구 MBC 해설위원은 “폰세급의 뛰어난 구위는 아니지만, 수준급의 구위와 상황에 맞는 제구력으로 타자를 상대할 수 있다. 변화구의 무브먼트와 제구력이 매우 좋아 포수와 경기 전에 구상한 대로 끌고 가는 능력이 있다”고 했다.

외국인 선수들 중 등판횟수가 늘수록 분석 당해 어려움을 겪는 선수도 있다. 송 위원은 “7월 30일 KIA 타이거즈전(5이닝 6실점)을 복기해서 8월 11일엔 같은 상대를 만나 7이닝 3실점(1자책)했다. 회복력이 좋다는 점이 인상적”이라고 했다.



김효경([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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