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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억 FA도 날아갔다” 임창용, 마카오서 첫 도박빚 낸 그날

중앙일보

2026.09.01 13:00 2026.09.01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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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바카라

2015년 삼성 라이온즈에서 뛰던 임창용. 그해 11월 마카오 원정 도박 혐의로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중앙DB

2015년 삼성 라이온즈에서 뛰던 임창용. 그해 11월 마카오 원정 도박 혐의로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중앙DB


세상은 한 달 넘게 그를 심판하고 있었다. 2015년 10월 15일 삼성 라이온즈 간판급 선수들의 마카오 원정 도박 의혹이 터졌다. 수억원대 판돈, 조직폭력배, 카지노 정킷방.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보도가 쏟아졌다.

닷새 만에 삼성이 대국민 사과를 했다. 아직 혐의가 밝혀지지 않았다면서도 의혹을 받는 선수들을 한국시리즈에서 빼기로 했다. 25일 엔트리가 공개되자 이름이 드러났다. 33세이브로 그해 구원왕에 오른 임창용이었다.

한국시리즈에는 나가지 못했다. 국가대표에서도 빠졌다. 그해 삼성은 두산에 1승 4패로 졌다.

검찰이 그를 처음 부른 건 그해 11월 24일이었다. 오전 10시 임창용은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으로 들어갔다. 복도가 서늘했다. 태어나 처음 받는 검찰 조사였다.

검사실 문을 열었다.

" 이쪽으로 오세요. "

검사는 책상에 앉아 쳐다보지도 않았다. 검찰 수사관이 임창용과 마주 앉았다. 질문은 건조해서 날카로웠다.

‘마카오에 갔나. 언제 갔나. 누구와 갔나. 카지노에서 도박을 했나. 얼마를 걸었나….’

임창용은 마카오에 간 사실까지는 인정했다. 관광을 갔을 뿐이라고 했다.

" 검사와 계속 채팅을 하는 것 같았다. 검사가 메시지를 날리면 보고 나한테 질문을 하는 식이었다. 처음에는 부인했다. "

뒤에서 듣고 있던 검사가 소리를 질렀다.

" 했잖아. 사실대로 얘기해. 다 알고 불렀어. "

검사 주변에 서류가 수북했다. 임창용은 그 서류가 자신에 관한 자료라고 생각했다. 느낌이 싸했다. 점심시간. 검사실에서 시켜준 밥을 먹은 임창용은 혼자 옥상에 올라가 담배를 피웠다.

오후 조사가 시작됐다. 이번에는 오전에 앉아 있던 검사실 안쪽 문을 열고 들어가라고 했다. 문 뒤로 별도 회의실이 있었다. 소파 두 개가 마주 보고 놓여 있고 그 사이 상석에 수의를 입은 한 남자가 앉아 있었다.

짧은 머리에 큰 덩치, 목덜미와 소매 아래로 문신이 드러나는 누가 봐도 조폭인 남성. 임창용은 단번에 그를 알아봤다. 마카오 카지노 에이전트 이모씨였다. 임창용은 마카오에서 그에게 도박 자금을 빌렸다.

임창용은 그가 체포됐는지 모르는 상태로 검찰에 출석했다.

‘그래서 사건이 됐구나. 큰일났다…’

인상적인 건 이씨의 태도였다. 검사 앞에서 죄수가 맞나 싶을 정도로 거들먹거렸다.

" 검사님, 앞이 창창한 애인데 선처 좀 해주세요. "

이씨와 임창용에 대한 대질 신문이 시작됐다. 30분 가까운 시간 동안 검사가 임창용에게 던진 질문은 단 하나였다.

" 저 사람 알지? "

" 네, 압니다. "

나머지 시간은 침묵이었다. 이씨가 몇 마디 했지만 떠오르는 건 없다. 이씨는 구치소로, 임창용은 검사실로 옮겨졌다. 이씨의 교묘한 표정. 그날 오후 임창용은 자신의 도박 사실을 인정했다.
지난 8월 14일 광주 자택에서 만난 임창용. 창가에 선 그의 왼팔에는 현역 시절부터 새겨져 있던 문신이 남아 있다. 박성훈 기자

지난 8월 14일 광주 자택에서 만난 임창용. 창가에 선 그의 왼팔에는 현역 시절부터 새겨져 있던 문신이 남아 있다. 박성훈 기자


두 사람이 처음 만난 건 2014년 마카오였다. 네 번째로 간 마카오에서 준비해 간 돈을 모두 잃은 임창용은 이씨의 정킷방으로 옮겨 돈을 빌렸다. 그 전까지는 무리한 적이 없었다. 임창용이 불나방처럼 달려든 건 3년 전 마카오 첫 도박의 기억 때문이었다.

2011년 처음 간 마카오 카지노. 임창용은 ‘바카라’ 판에서 12번 연속해서 이겼다. 비현실적으로 찾아온 행운이었다. 임창용은 그것이 실력이라고 믿었다.

(계속)

“50억 FA도 날아갔다” 임창용, 마카오서 첫 도박빚 낸 그날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58108

임창용의 도박 고백
임창용이 어렵게 말문을 열었습니다. 그간의 사건들이 어떻게 벌어진 것인지 설명하고 도박에 대한 반성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서입니다. 자신을 둘러싼 오해도 풀고 싶어 했습니다. 야구와 도박, 돈, 인생… 그동안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던 인간 임창용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심층 취재했습니다. 더중앙플러스 ‘임창용의 도박 고백’은 총 5회에 걸쳐 매주 수요일 연재됩니다.

[단독] “마카오 첫 카지노서 20배 땄다” 임창용의 도박 고백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56009





박성훈([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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