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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이어 안데스도 빙하호 범람 공포…“언제든 발생 가능”

중앙일보

2026.09.01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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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타고니아에 있는 그레이 빙하. EPA=연합뉴스

파타고니아에 있는 그레이 빙하. EPA=연합뉴스


최근 히말라야산맥에서 발생한 네팔 대홍수를 계기로 남미 안데스산맥 일대에서도 기후변화에 따른 빙하호 범람 우려가 커지고 있다.

1일(현지시간) UPI 통신 등에 따르면 아르헨티나와 칠레, 페루 등에서는 기온 상승으로 빙하가 녹으면서 호수가 형성되고 있다. 빙하 융해로 약해진 암석 사면이나 얼음벽이 무너져 호수를 덮칠 경우 대규모 물과 토사가 하류로 쏟아질 수 있다.

아르헨티나 국립과학기술연구위원회의 후안파블로 밀라나 연구원은 현지 매체 인포바에에 “네팔에서 일어난 비극은 이미 남미에서도 발생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2005년 아르헨티나 산후안주의 에리소스 호수가 붕괴하면서 67분 만에 약 3100만㎥의 물이 흘러나와 250㎞ 이상을 휩쓸었다. 당시 인근에 주민이 거의 없어 인명피해는 없었다.

현재는 파타고니아 관광 도시 엘찰텐 일대의 토레 호수 등이 위험 지역으로 꼽힌다. 2013년에는 수압과 기온 상승으로 업살라 빙하 인근 얼음벽이 무너져 물과 빙하 조각이 오넬리만으로 쏟아지면서 쓰나미급 파도가 발생하기도 했다.

칠레에도 2만6000개 이상의 빙하가 분포해 있다. 안데스 수계는 수력발전과 광산, 식수 공급에 활용되고 있어 빙하 붕괴가 발생할 경우 피해가 클 것으로 우려된다.

칠레 안드레스 베요대의 다리오 오르메뇨 지질학 교수는 최근 현지 라디오 인터뷰에서 “칠레 빙하는 히말라야보다 규모가 작아 네팔과 같은 대형 참사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산사태는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위협”이라고 말했다.

페루의 위험은 더 큰 것으로 평가된다. 페루 국립빙하·산악생태계연구소에 따르면 페루 내 528개 빙하호가 범람 위험에 있으며, 이 중 58개가 고위험군이다.

특히 12만명 이상이 거주하는 우아라스시 상류의 팔카코차 호수가 주요 위험 지역이다. 1700만㎥ 이상의 물을 담고 있는 이 호수에 빙하가 무너져 내릴 경우 둑이 붕괴해 1시간 이내 도심을 덮칠 가능성이 제기된다. 1941년에는 팔카코차 호수 범람으로 우아라스시의 3분의 1이 파괴되고 수천명이 숨졌다.

남미 각국은 위성영상과 레이더, 수문 센서 등을 활용해 빙하호와 산사면을 감시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기온 상승이 지속되면 기존 방재 인프라만으로는 빙하호 붕괴와 산사태에 대응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밀라나 연구원은 “네팔의 비극은 남미 안데스에서도 언제든 재현될 수 있는 현실”이라며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예방 인프라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현예슬([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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