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는 2일 부동산 세제 개편과 관련해 “큰 틀의 기조는 그대로 가면서도 국회 심의 과정에서 필요한 합리적 지적이 있으면 정부는 수용할 자세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거주 중심 주택문화, 주택시장 정착, 부동산 공급 확대라는 큰 틀은 그대로 유지될 필요가 있다”면서도 “일리 있는 지적은 수용할 생각”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부는 전날 국무회의에서 비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액을 당초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수정한 종부세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8‘3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부작용 논란이 커지자 29일 만에 입장을 선회한 것이다.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재정경제부 기자실에서 열린 감담회에 참석하여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이 후보자는 향후 집값 전망에 관해 “역사적으로 시장 금리가 올라가면 부동산 시장이 어려워졌다”며 “인구가 줄어드는데 지금까지 가구 분화로 시장을 끌고 가고 있지만, 언제까지 분화할지 한번 고민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장기적으로 주택시장에 어떤 일이 생길지 생각해봐야 한다”며 “주택 공급을 늘릴 수 있다면 세제, 금융 (수단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실수요자들이) 집을 많이, 편하게 구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닥공(닥치고 공급)’ 기조를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820조원대 확장 재정이 물가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선 “확장적 정책 기조를 통해 성장 능력을 확충하고 양극화 해소를 위해서 중점적으로 투자하는 부분은 필요하다”며 “중동상황 등 물가 상승 압력을 유심히 봐야겠지만, 현 시점에선 통화정책의 선제적 대응을 통해 관리해 나갈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재정 건전성성 우려에 대해선 “국가채무비율이 당초보다 10%포인트 빠진 49%로 전망된다”며 “그 자체로 재정 건전성 굉장히 개선됐다고 평가한다”고 답했다.
초과세수의 활용처에 대해선 “미래 성장 동력 확충, 청년층의 어려움 해소 등에 써야한다고 생각한다”며 “구체적인 활용처는 좀 더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부총리로 임명되면 보다 내각 중심의 국정운영 기조로 전환시키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우선 기존 경제관계장관회의의 사전심의ㆍ조정 기능을 대폭 강화하고, 가칭 경제현안간담회를 신설해 청와대와도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수시로 소규모로 모여 긴밀히 의견 조율을 해나간다는 방침이다.
이 후보자는 “내각에서 먼저 기민하게 대응하는 게 필요하다”며 “주요 경제정책들을 국무회의 상정, 대외발표 전에 부처ㆍ청와대와 함께 면밀히 조율ㆍ점검하겠다”고 말했다. 예산 기능이 빠진 후 재경부의 위상이 약화된 점에 대해선 “대외적으로도 재경부 직원들이 자긍심 갖고 일할 여건을 만들어줘야 성과가 난다고 생각한다”며 “재경부 장관이 경제부총리 기능을 같이 하는 만큼, 좀 더 고민해서 답을 찾고 절충점을 만드는 ‘재경부다움’을 추구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