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다시 3%대로 올라섰다. 지난해 한시적으로 시행된 통신요금 할인에 따른 기저효과 영향이 컸다. 다만 외식·여행·숙박 등 개인서비스 물가가 3.5% 오르는 등 통신비 기저효과와 별개로 물가 상승 압력도 이어졌다.
국가데이터처가 2일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3.1%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중동 전쟁의 영향으로 4월 2.6%에서 5월 3.1%, 6월 3.2%로 높아졌다. 7월에는 2.8%로 내려왔지만 한 달 만에 다시 3%대로 올라섰다.
지난해 통신요금 할인에 따른 기저효과가 물가 반등의 주된 원인이었다. SK텔레콤은 해킹 사태로 가입자 이탈이 이어지자 지난해 8월 한 달 동안 2000만 명이 넘는 전체 가입자의 통신요금을 50% 깎아줬다. 당시 낮아졌던 요금과 비교되면서 지난달 휴대전화료는 26.7%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이두원 데이터처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휴대폰 요금감면 기저효과가 0.58%포인트 수준으로, 이를 제거하면 물가상승률은 2.5%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석유류 가격은 1년 전보다 14.2% 올랐다. 경유가 19.6%, 휘발유가 11.5% 각각 상승했다. 다만 석유류 상승률은 7월(15.5%)보다 소폭 둔화했다. 7월 이후 국제유가가 올랐지만 정부가 시행한 석유 최고가격제로 국내 가격 상승 폭이 제한된 영향이다. 정부는 최고가격제를 시행하지 않았다면 지난달 물가상승률이 0.5%포인트 높은 3.6%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1일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에서 시민이 장을 보고 있다. 뉴시스
먹거리 물가는 1년 전과 비교하면 비교적 안정된 흐름을 보였다. 농축수산물 가격은 전년 대비 2.6% 하락해 7월 0.9% 상승에서 하락세로 돌아섰다. 농축수산물은 전체 물가상승률을 0.21%포인트 낮췄다. 데이터처는 출하량 증가와 정부의 할인 지원 등이 가격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다만 여름철 기온 상승의 영향으로 신선채소 가격은 한 달 전보다 12.5% 뛰었다. 시금치가 68.2%, 부추가 64.7%, 배추가 37.0% 각각 오르는 등 추석을 앞두고 장바구니 물가 부담이 커질 가능성도 남아 있다.
서비스 물가도 1년 전보다 3.7% 올랐다. 통신요금이 포함된 공공서비스가 6.5% 상승한 가운데 휴대전화료가 포함되지 않는 외식·숙박·해외단체여행 등 개인서비스 물가도 3.5% 올랐다. 외식을 제외한 개인서비스는 4.0% 상승하는 등 통신비 기저효과와 별개로 서비스 가격의 오름세가 이어졌다.
정부는 추석 물가 안정을 위해 역대 최대 규모인 1030억원을 투입해 농축수산물을 최대 40~50% 할인하기로 했다. 명절 기간 수요가 몰리는 19대 성수품은 평소보다 1.6배 많은 18만3000t을 공급할 예정이다.
강기룡 재정경제부 차관보는 이날 물가관계부처회의에서 “9월 물가 상승세는 8월보다 완화될 것으로 예상되나, 중동 불확실성, 기후영향 등 상방요인이 상존하고 있다”며 “물가 상방 압력 최소화를 위해 정부가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 특히 한가위를 앞두고 국민들의 민생부담을 덜어드릴 수 있도록 전 부처가 합심해 과제들을 차질 없이 추진해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