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지역 교통사고 사망자는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경찰의 교통법규 위반 차량 단속은 절반 이상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인타운을 비롯한 LA 도심 곳곳의 교통사고 위험이 여전히 높아 단속 강화와 도로 안전시설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LA경찰국(LAPD)이 지난달 27일 공개한 교통 사고 통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 15일까지 LA에서 교통사고로 숨진 사람은 총 187명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사망자(178명)보다 5% 증가한 수치다. 부상 사고 역시 1043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7% 늘었으며, 자전거 관련 부상 사고는 144건으로 37%나 급증했다.
특히 한인타운 내 버몬트 애비뉴와 6가 교차로의 사고가 두드러졌다. 같은 기간 이 교차로에서는 총 13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해 LAPD 서부지부 관할 내 최다 사고 지역으로 집계됐다. 주요 사고 원인은 ‘위험한 회전’으로 나타났다.
교통사고가 가파르게 늘고 있는 반면 경찰의 차량 단속은 오히려 크게 줄었다. LA타임스는 LAPD의 차량 단속 건수가 2019년 약 71만3000건에서 지난해 약 30만8000건으로 6년 사이 57% 감소했다고 1일 보도했다.
이 같은 단속 감소에는 LAPD의 인력 난과 단속 정책 변화가 요인으로 작용했다. LAPD 측은 만성적인 인력 부족으로 교통 단속에 투입할 자원이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흑인과 라틴계 운전자에게 단속이 집중된다는 지적을 받아온 ‘명분성 단속(pretext stop)’을 지난 2022년부터 제한한 영향도 큰 것으로 분석된다. 명분성 단속은 경미한 교통법규 위반을 구실로 차량을 세운 뒤 다른 범죄 여부를 조사하는 단속 방식이다.
주민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한인타운에 사는 이재은(30)씨는 “신호가 빨간불로 바뀌었는데도 무시하고 지나가는 차량이 태반이고, 보행자를 제대로 보지도 않고 우회전을 하는 차도 많다”며 “얼마 전에도 길을 건너던 보행자가 차에 치일 뻔한 아찔한 광경을 봤다”고 말했다.
주민 조이 송씨 역시 “밤만 되면 과속이나 난폭 운전을 일삼는 차량이 많아 보행 신호가 켜져도 차량이 완전히 멈추는 것을 눈으로 확인한 뒤에야 길을 건넌다”고 말했다.
한인타운 내 보행 안전 문제는 수년째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어 왔다. 본지가 지난해 점검했던 버몬트 애비뉴와 3가 교차로 역시 당시 LAPD 서부지부 관할에서 가장 위험한 교차로로 분류된 바 있다. 〈본지 2025년 10월 17일자 A-1면〉
인근 주유소 직원 조셉 조씨는 “구조상 내리막길이라 과속 차량이 많고 보행자 충돌 사고도 비일비재하다”고 전했다.
한편 LA시는 지난 2015년부터 교통사고 사망자를 ‘0명’으로 만들겠다는 ‘비전 제로(Vision Zero)’ 정책을 도입한 바 있다. 현재까지 약 3억5000만 달러에 달하는 예산을 투입했지만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