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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한인타운 살리려면 새 주민 단골로 잡아라

Los Angeles

2026.09.01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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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로에 선 한인타운 상권<하>]
타인종 맞춰 메뉴·영업시간 전환
식당·카페 이어 '걷는 상권' 조성
K-컬처·SNS로 발걸음 유도해야
한인 넘어 주류시장까지 공략
LA한인타운 올림픽 불러바드에 세워진 한인타운 상징물.

LA한인타운 올림픽 불러바드에 세워진 한인타운 상징물.

수천 가구의 신규 주거시설이 들어선 LA한인타운. 전문가들은 상권 침체의 한 원인으로 지목됐던 주거 중심 개발을 거꾸로 새로운 소비층을 확보할 기회로 봤다.
 
핵심은 새로 들어온 주민을 한인 업소의 단골로 만드는 것이다. 젊은층과 타인종 주민이 늘어난 만큼 한인 고객과 전통 식당에 의존해온 영업방식도 달라져야 한다. 주민들의 연령과 직업, 생활시간을 파악해 메뉴와 영업시간을 조정하고 생활밀착형 수요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보행 동선으로 묶어 식당과 카페, 상점이 따로 노는 상권도 서로 연결해야 한다. 한 곳에서 식사하고 걸어서 카페와 상점을 찾는 ‘걷고 머무는 한인타운’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본지가 마련한 ‘기로에 선 한인 상권’ 좌담회에는 션 모 앤드모어 공동대표, 알버트 장 김앤리 회계법인 대표, 조앤 이 가부키그룹 대표, 데이비드 김 PCB뱅크 최고뱅킹책임자(CBO), 캐티 리 드림부동산 에이전트가 참석했다.  
 
-수천 가구의 새 주민을 어떻게 단골로 만들 수 있나.
 
▶션 모=유입된 인구만 보면 작은 도시 하나가 들어온 셈이다. 주거시설이 이렇게 늘었는데도 상권이 어렵다면 새 주민의 소비를 기존 상권으로 끌어오지 못했다는 얘기다. 신축 아파트 주민들이 걸어서 갈 수 있는 업소와 머물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조앤 이=주거시설 증가는 상권을 되살릴 절호의 기회다. 먼저 매장 주변에 누가 사는지부터 알아야 한다. 주민의 연령과 직업, 출퇴근 시간을 파악해 필요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젊은 주민이 많다면 메뉴뿐 아니라 영업시간과 주문·수령 방식도 그들의 생활에 맞춰야 한다.
 
심야 픽업이나 무인 수령, 소형 청소 서비스도 사업이 될 수 있다. 유행을 좇기보다 주민이 일상적으로 반복해 찾는 서비스에 주목해야 한다.
 
-젊은층과 타인종 고객을 잡으려면 무엇이 달라져야 하나.
 
▶션 모=타인종 고객들이 유명 한식당이나 카페를 추천해달라고 하고, 아시안 경제단체들도 한인타운에서 행사를 열고 싶어 한다. 한인타운에 대한 관심이 없어진 게 아니다. 그 관심을 한인 업소의 매출로 연결하는 것이 과제다.
 
▶조앤 이=고객이 달라졌으면 파는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 젊은층은 디저트나 음료를 먼저 사고 그다음 식당을 고르기도 한다. 새 주민들이 무엇을 먹고 어디에서 시간을 보내는지 봐야 한다. 예전 소비방식에 맞춰놓고 고객이 오기만 기다려서는 어렵다.
 
▶알버트 장=30년 전이라면 올리브영 같은 한국 기업이 미국에 진출할 때 한인타운부터 생각했을 것이다. 지금 K뷰티 기업은 처음부터 주류시장을 본다. 한인 업소도 한인 고객만을 대상으로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처음부터 주류 고객까지 겨냥해야 한다.
 
▶캐티 리=젊은 고객은 매장에서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고, 이를 본 다른 사람이 다시 찾아온다. 사진을 찍고 싶은 공간과 그 업소를 떠올릴 수 있는 시그니처 메뉴가 필요하다.
 
-한인타운을 '걷고 머무는 상권'으로 바꾸려면.
 
▶션 모=한인타운은 큰길이 많고 차 중심이라 생활권이 끊겨 있다. 식당 한 곳에 갔다가 차를 타고 떠나는 식이다. 리틀도쿄나 패서디나, 글렌데일처럼 주차장과 보도, 상점, 머물 공간을 연결해야 한다.
 
신축 개발업체가 시 정부에 내는 개발부담금의 사용처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시 정부와 건물주가 청결과 안전, 시설 관리에 함께 나서야 사람들이 걷고 주변 업소에도 돈을 쓴다.
 
▶조앤 이=요즘 고객들은 가빈에서 밥을 먹고 범산에서 디저트를 먹은 뒤 6가의 다른 식당이나 바까지 걸어간다. 업소가 없는 게 아니라 서로 끊겨 있는 게 문제다.
 
업주와 건물주가 매장 앞부터 깨끗하고 안전하게 관리하고 조명과 보도, 간판을 손볼 수 있다. 시 정부에는 가로수와 그늘, 청소와 안전시설을 요구해야 한다. 한 블록씩 연결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업소의 변화만으로 어렵다면 어떤 지원이 필요한가.
 
▶알버트 장=창업 방식부터 달라졌다. 차세대 스타트업은 은행 대출뿐 아니라 벤처투자를 받아 사업을 키운다. 지원 역시 단순 대출을 넘어 투자와 사업모델 개발까지 넓어져야 한다.
 
▶데이비드 김=커뮤니티 은행은 지역 업주의 사정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SBA나 상업용 대출뿐 아니라 현금흐름 관리도 상담할 수 있다. 가게부터 열기보다 창업 전에 수익이 날 수 있는 구조인지 따져보는 것이 중요하다.
 
▶캐티 리=K컬처는 한인 상권에 찾아온 큰 기회다. 이를 끌고 갈 사람과 단체가 필요하다. 행사도 SNS를 통해 젊은층과 지역 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
 
-이제 한인 상권의 범위를 어떻게 봐야 하나.
 
▶알버트 장=윌셔와 올림픽 같은 물리적 경계만으로 한인 상권을 정의하기는 어렵다. 한인타운을 상징하는 박물관이나 문화센터는 필요하지만 모든 땅과 업소를 한인이 소유해야 한인 상권이라고 보는 시대는 지났다. K팝과 K뷰티 확산으로 한인라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끼는 차세대를 한인 경제공동체와 연결할 기회다.
 
▶션 모=한인타운을 대표하는 장소와 한국적 상징은 필요하다. 하지만 모든 업주와 손님이 한인이어야 할 이유는 없다. 타인종도 찾아와 한국 문화를 경험하고 소비하는 곳이 돼야 한다. 외부 사업가와 방문객의 관심을 상권 성장으로 가져와야 한다.
 
▶조앤 이=한인타운 밖에서 성공한 한인사업가도 경제공동체의 일원이다. 중요한 건 주소나 고객의 인종이 아니다. 1세대가 만든 한인타운을 지키려면 기존 업소부터 현재 사는 주민에게 선택받아야 한다. 한인 사업가와 차세대가 연결되고 그 성공이 다시 공동체 성장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중요하다.

이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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