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올림픽 개막이 2년도 채 남지 않은 지금, 도시 곳곳을 둘러보면 과연 세계인의 축제를 앞둔 도시가 맞는지 고개를 갸웃거리게 된다.
쓰레기 불법 투기를 신고해도 당국은 도무지 치울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 〈본지 9월 1일자 A-1면〉 시민들의 민원 창구인 ‘311’ 서비스가 무색할 지경이다. 거리 곳곳을 점령한 노숙자 텐트와 악명 높은 교통체증은 이미 LA의 서글픈 상징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LA는 뉴욕과 더불어 미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대도시다. 전 세계 관광객들은 야자수가 늘어선 거리와 영화 ‘라라랜드’ 속 로맨틱한 풍경을 품고 이곳을 찾지만, 정작 소셜미디어(SNS)에는 LA를 경험하고 떠난 관광객들의 적나라한 실망감이 줄을 잇는다. ‘거리의 악취에 질렸다’, ‘밤에 마음 놓고 산책도 못 하는 곳이 어떻게 대표 도시냐’ 등 날 선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기본적인 도시 행정조차 삐걱거리는 상황에서, 올림픽 준비에는 천문학적인 자금이 쏟아져 들어간다. LA시는 최근 올림픽 교통망 구축을 이유로 연방정부에 약 20억 달러 규모의 지원을 요구했다.
수십억 달러짜리 매머드급 교통망을 깔기 전에 던져야 할 본질적인 질문이 있다. 대중교통에서 내린 방문객들이 마음 편히 걸을 수 있는 쾌적한 거리는 과연 준비되어 있는가.
현재 LA에는 ‘2년 연속 재정 적자’라는 암울한 꼬리표까지 붙어 있다. 곳간은 비어 가는데 경찰과 소방, 노숙자 대책, 교통 및 도로 인프라 등 돈 들어갈 곳은 그야말로 산적해 있다.
제때 쓰레기를 치우는 것, 노숙자 문제에 실질적으로 대응하는 것, 시민이 밤에도 안심하고 거리를 걷게 하는 것. 이는 올림픽을 핑계로 새로 벌여야 할 거창한 프로젝트가 아니다. 당국이 마땅히 해내야 할 최소한의 기본 책무다.
경기장과 교통망을 아무리 번듯하게 단장한들, 도심 구석구석에 찌든 민낯까지 가릴 수는 없다. 기본조차 갖추지 못한 도시가 어떻게 일류도시라는 이름값을 다하겠는가. LA가 올림픽이라는 거대한 잔치를 치르기 전 진정으로 준비해야 할 것은, 도시로서의 가장 기본적인 역할과 책임을 다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