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에 쿵 부딪히며 걸음마 배운다…베이징에 세계 첫 ‘로봇 유치원’
중앙일보
2026.09.01 21:40
2026.09.01 22:37
로봇 유치원'에서 신입 로봇과 수업하는 리처드 서튼 박사(오른쪽) . 중국 로봇 온라인플랫폼 '로봇 대강당' 캡처
중국 베이징에 휴머노이드 로봇이 스스로 움직이고 시행착오를 거치며 학습할 수 있도록 설계된 이른바 ‘로봇 유치원’이 문을 열었다.
2일 중국 관영 영문매체 글로벌타임스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전날 베이징 스징산구에 휴머노이드 로봇 훈련을 위한 로봇 유치원이 개설됐다.
이 시설은 촉각 센서 업체 타산테크놀로지와 튜링상 수상자이자 강화학습 분야의 선구자로 꼽히는 리처드 서튼 박사 연구팀이 공동 설립했다.
로봇 유치원의 핵심은 인간이 직접 작업을 시연하고 이를 따라 하게 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로봇이 촉각과 반복적인 시행착오, 경험을 통해 스스로 학습하도록 하는 데 있다.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실제 시설에서는 로봇들이 같은 동작을 반복해 시도하거나 상황에 맞춰 스스로 행동을 조정하는 모습이 관찰됐다.
걷는 방법을 학습하던 로봇이 벽에 부딪히면 해당 상황을 기록한 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다음 움직임을 바꾸는 방식이다.
중국 로봇 전문 온라인플랫폼 ‘로봇 대강당’에 따르면 서튼 박사는 개관식에서 로봇이 자신의 신체를 이해하고 경험을 바탕으로 물리적 세계와 상호작용할 수 있는 안전한 환경을 만드는 것이 이 시설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서는 새로운 알고리즘 개발뿐만 아니라 학습에 적합하도록 특별히 설계된 로봇과 훈련 환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양 타산테크놀로지 최고경영자는 베이징시 당국과 국유기업 서우강그룹 등의 지원을 받아 구상 발표 37일 만에 시설을 정식 개원했다고 밝혔다.
마 CEO는 촉각 인식 분야에서 축적한 기술을 바탕으로 로봇들이 주변 세계를 인식할 수 있도록 기초적인 감각 능력을 제공하겠다고 설명했다.
로봇 유치원에서는 자율학습을 위한 7대 공동 연구 과제도 추진된다.
미국 연구기관 오픈마인드의 크리스 데 아시스 글로벌 선임연구위원과 허우광둥 타산테크놀로지 연구개발 부사장은 저비용·저유지보수형 로봇을 활용한 반복 학습과 로봇의 능동적인 환경 탐색 등을 주요 연구 과제로 설정했다.
중국은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면서 실제 산업 현장에 투입하기 위한 훈련 인프라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베이징 이좡과 스징산구 등에 마련된 로봇 훈련센터에서는 정밀 작업부터 가사 노동까지 다양한 상황을 재현해 로봇의 작업 수행 능력을 높이는 훈련이 진행되고 있다.
이번 로봇 유치원은 사전에 정해진 동작을 반복 학습하는 수준을 넘어 로봇이 실제 환경과 직접 상호작용하며 스스로 행동을 개선하는 자율학습 능력을 키우는 데 초점을 맞춘 시설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정재홍([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