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사이드미러 접촉 사고 운전자는 경추염좌를 진단받고 총 663만700원의 한방병원 치료비가 청구됐으며, 오른쪽 후미 접촉사고 운전자는 척추염좌를 진단받고 1293만32원의 한방병원 치료비가 청구됐다. 독자 제공
가벼운 접촉사고 뒤 한방병원에서 첩약·침술·뜸·부항·추나요법 등의 치료를 수백 차례 받고 거액의 치료비를 청구하던 관행에 제동이 걸린다. 앞으로 염좌나 단순 타박상 등 경미한 부상으로 8주 넘게 치료받으려면 외부 전문의료인의 심사를 거쳐야 한다.
금융감독원은 이런 내용의 자동차보험 표준약관 개정안을 오는 10일부터 시행한다고 2일 밝혔다. 경상환자 장기치료 심사와 향후치료비 지급 기준이 담겼다. 자동차보험 적자가 누적되면서 과잉진료에 따른 보험금 누수를 막기 위한 조치다.
개정안의 핵심은 이른바 ‘8주룰’ 도입이다. 상해등급 12~14급에 해당하는 염좌·단순 타박상 환자가 사고 후 8주를 넘겨 치료받으려면 국토교통부 산하 자동차손해배상진흥원 전문의료인에게 치료 필요성을 인정받아야 한다. 다만 골절·장기손상 등 상해등급 1~11급 중상환자와 임산부·영유아는 심사 대상에서 제외된다.
치료를 계속 받으려는 경상환자는 사고일 다음 날부터 7주 안에 진단서와 진료기록부 사본, 개인정보 수집·이용 동의서를 보험회사에 제출해야 한다. 기존에 영상검사를 받았다면 영상 자료(CD)도 함께 내야 한다. 심사 결과는 서류 제출 후 7일 안에 통보된다. 심사가 늦어지면 결과가 나올 때까지 발생한 치료비는 보험회사가 부담한다. 결과에 동의하지 않으면 통보받은 날부터 7일 안에 국토교통부 공제분쟁조정분과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경상환자가 합의 과정에서 관행적으로 받아온 향후치료비도 사라진다. 지금까지는 치료를 일찍 끝내는 조건으로 앞으로 들 것으로 예상되는 치료비를 합의금에 얹어 향후치료비로 지급해 왔다. 앞으로는 장래 치료 필요성이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상해등급 1~11급 중상환자에게만 향후치료비를 지급한다. 경상환자는 향후치료비 대신 실제 발생한 치료비를 보장받는다.
장기치료 심사는 오는 10일 이후 발생한 사고부터 적용된다. 향후치료비 지급기준은 10일 이후 체결되고 보험기간이 다음 달 25일 이후 시작되는 계약부터 적용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자동차보험 적자가 누적되면 선량한 가입자의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불필요한 보험금 누수를 막아 자동차보험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고 가입자의 보험료 부담을 완화하려는 취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