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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고생 살해 ‘장윤기 사건’ 부실 수사, 박성주 전 국수본부장 기소

중앙일보

2026.09.01 22:55 2026.09.01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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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30일 박성주 국가수사본부장이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퇴임인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 6월 30일 박성주 국가수사본부장이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퇴임인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여고생을 살해한 장윤기 사건과 관련해 경찰 지휘부의 부실 수사 및 부당 개입 의혹을 수사해 온 검찰이 박성주 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을 재판에 넘겼다.

광주지검은 2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로 박 전 본부장을 불구속기소 하고, 당시 국수본 강력범죄수사과장과 여성청소년범죄수사과장 등 경찰 지휘부 간부 3명도 같은 혐의로 함께 기소했다고 밝혔다.

박 전 본부장 등은 장윤기가 여고생을 살해하기 직전 저질렀던 아르바이트 동료 여성 상대 성폭행 및 스토킹 사건과 살인 사건을 병합해 수사하자는 광주 광산경찰서 실무진의 보고를 수차례 묵살하고 분리 수사를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 조사 결과, 당시 경찰은 앞서 발생한 스토킹 사건 부실 대응으로 엄중한 비판을 받던 상황이었다.

신태훈 광주지방검찰청 차장검사가 2일 오후 광주지검 5층 중회의실에서 박성주 전 국가수사본부장 등 직권남용 사건에 대한 수사결과룰 브리핑하고 있다. 뉴스1

신태훈 광주지방검찰청 차장검사가 2일 오후 광주지검 5층 중회의실에서 박성주 전 국가수사본부장 등 직권남용 사건에 대한 수사결과룰 브리핑하고 있다. 뉴스1


이 와중에 장윤기의 범행 직전 스토킹 신고 과정에서도 24시간 내 사후 모니터링 누락 등 초동 조치 부실이 밝혀지면 “경찰이 적절히 대응했다면 막을 수 있었던 살인 사건”이라는 비난 여론이 다시 확산할 것을 우려해 사건을 은폐·축소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박 전 본부장은 국수본 강력계장으로부터 수사 보고를 받은 뒤 “베트남 여성 강간 사건은 조용히’ ‘오픈되지 않게 하라’ ‘살인 사건과 스토킹・강간 사건은 각각 따로 해라’는 등의 지시를 내린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성범죄 사건과 관련해 박 전 본부장이 “굳이 우리가 먼저 꺼낼 것은 아니지 않냐”고 함에 따라 당시 국수본 실무진은 광산서 수사팀의 사건 병합 건의를 여러 차례 묵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수사 지휘부의 부당한 개입으로 인해 광산경찰서는 장윤기의 강간살인 혐의를 제대로 규명하지 못했다. 법정형 하한선이 징역 5년인 형법상 단순 살인 등 별건으로 쪼개어 검찰에 송치했다.

그러나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보완수사를 거쳐 장윤기에게 무기징역 이상만 선고할 수 있는 강간살인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으며, 최근 결심 공판에서 사형을 구형했다.

한편 검찰은 이에 앞서 장윤기의 아버지인 현직 경찰관과 유착해 범행 입증의 핵심 증거물이 든 차량을 돌려주고 증거 은닉을 방조한 광산서 수사팀 관계자들도 공무상 비밀누설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긴 바 있다.

검찰은 이번 기소가 일선 수사에 대한 최고 지휘부의 부당한 개입을 바로잡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성표([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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