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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황에도 대출 부실 커진 ‘연체 동반 성장’…지방은행 연체율 역대 최대

중앙일보

2026.09.02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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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한국 경제가 역대급 호황을 맞았지만, 은행권 대출 부실은 더 커지고 있다. 특히 지방으로는 호황의 온기가 확산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5대 지방은행(BNK부산·BNK경남·아이엠뱅크(옛 대구은행)·전북·광주은행)의 대출 연체율은 최근 10년(2016년~2026년 상반기) 중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2일 중앙일보가 이들 지방은행의 경영공시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올 상반기 말 기준 가계·기업대출 등을 포함한 총대출 연체율은 전북은행이 1.69%로 가장 높았다. 그다음으로는 광주은행(1.21%)·BNK경남은행(1.15%)·BNK부산은행(1.02%)·아이엠뱅크(0.98%) 순이었다.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은 부실채권(3개월 이상 연체한 고정이하여신) 비율도 각각 1.34%, 1.01%로 역대 최고였다. BNK경남은행과 아이엠뱅크는 무수익대출(이자 수익을 기대할 수 없는 ‘깡통 대출’) 비율이 역대 최고치(각각 1.05%, 0.84%)를 찍었다.

김지윤 기자

김지윤 기자



은행권 신규 부실 7.2조 중 중소기업만 4.5조

부실대출 증가세는 지방은행에서 두드러졌지만, 시중은행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날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올해 6월 말 국내은행의 부실채권 현황’에 따르면 전체 은행권 부실채권 비율은 0.63%로 2021년 말 이후 4년 반 만에 최고치였다. 부실채권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조3000억원 늘어난 18조9000억원에 달했다. 2018년 6월 이후 8년 만에 가장 많았다.

대출 부실은 주로 기업, 그중에서도 중소기업에서 주로 발생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 2분기 중 새롭게 발생한 부실채권은 7조2000억원이었는데, 이 중 기업대출 부실이 5조7000억원을 차지했고, 그중에서도 중소기업 부실이 4조5000억원이었다. 반도체·컴퓨터·화장품 등 수출 대기업이 포진한 일부 업종만 호황을 누린 반면,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에까지 낙수효과가 이어지지 않은 탓이다.

경기 호황이 이어지는데도 대출 부실이 증가하는 이른바 ‘연체 동반 성장’은 이례적인 현상이다. 전문가들은 경제가 성장하면 가계와 기업의 소득 증가로 대출 상환 능력이 개선되면서 대출 부실이 줄어야 정상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대기업·고소득층은 빠르게 성장하고 중소기업·저소득층은 침체를 이어가는 ‘K자형 양극화’가 지속되는 데다, 정부 정책에 부응해 수익성이 저조한 중소기업·소상공인 등으로의 대출을 확대한 것이 화근이 됐다.

한 지방은행 관계자는 “정부는 부동산으로 쏠리는 가계대출은 제한하고, 생산·일자리를 담당하는 기업에 자금 공급을 늘리자는 취지로 생산적 금융 정책을 펴고 있지만, 통상 가계보다 기업의 대출 연체율이 더 높다”며 “특히 지방 소재 기업 대부분이 중소기업이기 때문에 지방은행이 더 대출 부실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미미한 낙수효과, 금리 인상 등으로 부실 더 커질듯”

문제는 ‘연체 동반 성장’은 당분간 해결될 기미가 없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은 올해 3.3%, 내년도 2.9%의 경제성장률을 전망했지만, 여전히 일부 수출 대기업 위주의 성장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다.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높아질수록 한은이 수요 측 물가 압력을 선제적으로 잡기 위한 ‘보험성’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는 것도 대출 부실을 더 키울 수 있다.

이윤수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올해는 물론 내년에도 한국 경제는 반도체 생산보다는 가격 상승 효과로 성장해 협력사·중소기업·지방 등으로의 낙수효과가 미미할 것”이라며 “기준금리는 올리더라도, 재정으로 취약 계층을 세밀하게 지원해야 금융권의 부실 확대를 제어할 수 있다”고 짚었다.



김도년([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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