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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유서엔 “과장 때문”…갑질 당한 경찰 92%, 신고 못했다

중앙일보

2026.09.02 00:34 2026.09.02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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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숨진 경기남부경찰청 소속 경찰관의 유족이 갑질 의혹을 제기하며 상급자를 고발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청 조사 결과, 전국에서 2000명 가까운 경찰이 갑질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이중 약 92%가 신고도 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권남용 혐의…유서엔 ‘과장 때문에’


지난 6월17일 경기남부경찰청 산하 한 경찰서 소속 A경장이 자택 인근에서 숨진채 발견됐다. A경장은 유서를 남겼고 상급자인 B경정에 대한 갑질 의혹이 제기돼 수사와 감찰이 진행중이다. 사진은 해당 사건을 묘사한 인공지능(AI) 일러스트. 퍼플렉시티.

지난 6월17일 경기남부경찰청 산하 한 경찰서 소속 A경장이 자택 인근에서 숨진채 발견됐다. A경장은 유서를 남겼고 상급자인 B경정에 대한 갑질 의혹이 제기돼 수사와 감찰이 진행중이다. 사진은 해당 사건을 묘사한 인공지능(AI) 일러스트. 퍼플렉시티.


2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6월 숨진 경기남부경찰청 산하 한 경찰서 소속 A경장의 유족은 상급자 B씨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7월 고발했다. 직권남용은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해 타인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했거나 권리행사를 방해한 경우 적용된다. B씨의 직권 남용으로 A경장이 생전 의무에 없는 부당 업무를 했거나, 휴가 등 정당한 권리행사를 하지 못했다는 게 유족 측의 시각이다.

A경장은 지난 6월17일 자택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유서에는 ‘과장님 때문에 힘든 것밖에 없다’ ‘버티기 힘들다’ ‘과장은 본청 인맥 많아 유서 남겨도 불이익 받지 않을 것 같다’ 취지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 측은 “(A경장이 B씨에 대해) ‘너무 깐깐하고 결벽증 있는 사람 같다’며 업무 스트레스를 호소했다”고 주장했다.

유족의 고발장을 접수한 경찰은 사건을 김포경찰서에 배당해 부당한 지시가 있었는지 등 B씨의 혐의를 조사하고 있다. A씨 사망 직후 B씨를 대기발령 조치한 경기남부경찰청은 김포서의 수사 상황을 참고해 감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전국경찰직장협의회는 “결혼 1주년을 불과 며칠 앞두고 ‘아침이 오는 게 두렵다’고 토로했던 고인의 절규는 경찰 구성원 모두에게 큰 충격과 아픔을 줬다”며 “진실이 한 점 의혹 없이 밝혀지고, 조직 내 갑질과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해선 예외없이 엄정한 조사와 책임 규명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냈다.



갑질 경험 경찰 2000명…92%가 “신고 못 해”


경찰청 갑질 실태조사 결과. 퍼플렉시티.

경찰청 갑질 실태조사 결과. 퍼플렉시티.


이 사건을 계기로 경찰청은 6월24일~7월3일 전국 경정 이하 경찰 13만3283명을 대상으로 갑질 실태조사를 벌였다.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실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2만5386명 중 1959명(7.7%)이 갑질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갑질 유형은 ▶비인격적 대우(32.2%) ▶업무상 불이익(19.1%) ▶부당 인사(14.9%) ▶사적이익 요구(5.5%) 등이었다.

특히 이들 중 91.9%(1801명)는 ‘사건이 제대로 처리될 것 같지 않다’거나 ‘업무에서 불이익을 받을까 걱정된다’는 등의 이유로 갑질 피해를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갑질 관련 기관의 조치 및 적정성을 묻는 질문에는 미조치(42.7%) 응답이 가장 높았고, 매우 부적절하다고 답한 응답자도 39.2%나 됐다.

경찰청 관계자는 “앞으로 갑질 설문조사를 정례화해 경각심을 부여할 계획”이라며 “내부비리신고 제도와 화해조정위 처리 절차도 지속적으로 홍보해 갑질 문화를 근절하겠다”고 말했다.



허정원.변민철([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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