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최교진 교육부 장관이 거점 국립대 패키지 지원대학 선정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뉴스1
교육부가 추진 중인 ‘서울대 10개 만들기’에서 예산을 집중 지원받을 핵심 대학으로 부산대·전남대·충남대 등 3개로 선정된 가운데, 이에 탈락한 거점국립대 구성원, 지역사회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2일 경북대 교수회는 공식 입장문에서 “선정 과정과 평가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교수회는 “교육·연구 역량과 지역 산업 연계성 등 어떤 기준으로 평가됐는지에 대해 구성원과 지역사회가 납득할 수 있는 교육부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경북대 교수회는 오는 3일 임원진 회의를 열어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정부는 지난 1일 부산대·전남대·충남대를 선정하면서 5극3특 성장엔진(전략산업)과 인공지능(AI) 분야를 하나(패키지)로 묶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거점국립대와 지역대가 연계ㆍ협력하는 ‘5극3특 공유대학’ 지원까지 더하면 이들 대학은 학교당 700억원 안팎의 추가 지원을 받는다. 여기에 학부교육 혁신을 위한 일반재정지원 등을 통한 지원금(200억~300억원)을 포함하면, 세 대학이 추가로 받는 예산은 전년 대비 1000억원 수준에 이른다.
반면 탈락한 다른 거점국립대 6곳은 학부교육 혁신, 공유대학 사업 지원 등으로 400억원씩을 추가 지원받는데 그친다. 때문에 탈락 대학에선 "사업이 지속되는 5년 후면 세 대학과 다른 국립대들 사이의 교육여건, 교육환경, 연구역량이 큰 격차를 보일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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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 전 3개 대학 점찍은 것 아니냐”
탈락 대학 관계자들 사이에선 교육부 선정·심사 과정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한 국립대 관계자는 “지난 6월 선정 계획을 안내하는 교육부 공문에 ‘남부 해양·에너지’ ‘중부 과학’이라는 표현이 있는데, 그게 부산대·전남대, 충남대를 가리키는 것이란 말이 돌았다”며 “이미 정해 놓고 진행한 선발이라면 왜 공모 절차를 거쳤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지난 1일 선정 과정을 설명하면서 부산대와 전남대를 남부 해양·에너지 권역의 핵심 거점, 충남대를 중부 과학 권역의 중심 대학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 관계자는 “해당 대학들이 지역 전략산업과의 연계성, 대학 혁신 계획, 권역 내 파급효과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교육부가 지난 6월 거점 국립대 9개에 안내한 패키지 지원대학 선정 계획. 중부 과학과 남부 해양·에너지라는 표현이 있어 이때부터 충남대·부산대·전남대로 내정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사진 교육부
또 다른 탈락 국립대의 교수는 “10억원 규모 교육부 사업도 2시간 직접 발표를 할 기회가 있었는데 이번엔 없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국립대 교수는 “원래 9월 말에 발표한다고 알려졌는데 예고 없이 3개 대학 선정 결과가 나왔다. 기준별 점수와 같은 평가 결과를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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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말 발표였는데 갑자기 일정 바꿔”
정치인도 동조하고 있다. 국회 교육위원회 이인선 국민의힘 의원(대구 수성구을)은 '빅3' 선정이 정치적 고려가 들어간 불공정한 결정이라며 비판했다. 이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과거 글로컬대학 사업 선정 과정에서 경북대와 부산대가 B등급, 전남대 C등급, 충남대 D등급 평가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경북대보다 낮은 C·D등급을 받은 대학들이 선정된 배경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학당) 연간 700억원씩 들어가는 이번 사업 예산이 어디에 쓰이는지 철저히 검증하고, 집행하지 못한 예산은 이번에 선정되지 못한 국립대 6곳에 돌아가게 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국민의힘 전북특별자치도당은 전북대의 탈락을 두고 “지역의 미래 산업과 연구, 청년 인재 양성을 해야 할 전북의 운명을 가를 대규모 국가 지원 사업에서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며 “왜 도민들이 누려야 할 전북의 자리는 끊임없이 줄어들고 있나”고 우려했다. 전날 전국국공립대학교수노동조합은 입장문에서 "3개 대학 선별이 거점국립대학은 물론 전체 국립대학 사이에 새로운 서열을 형성하고 이를 고착화할 가능성이 크다"며 "선정되지 못한 대학은 실제 교육·연구 역량과 무관하게 '탈락 대학'이라는 낙인을 떠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