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을 3주 앞둔 우상혁은 최근 국제대회에서 연속 부진해 걱정을 사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육상 간판 우상혁(30·용인시청)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해 9월 도쿄 세계선수권에서 2m34로 준우승할 때만 해도 올림픽 금메달도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지난달 22일 다이아몬드리그에서 2m16 1차 시기에 실패하더니, 8일 뒤 열린 독일 하일브론 대회에서는 2m14에 그쳤다.
지난 5월 도쿄 세이코 골든그랑프리에서 스파이크가 찢어지며 발바닥 근막을 다친 뒤 석 달 만에 나선 실전이었다. 높이뛰기는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금메달 유력 종목이지만, 현재로선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우상혁은 지난 1일 유럽 일정을 마치고 귀국했다. 진천선수촌 대신 휴식을 택한 그는 오는 7일 일본 도쿄 국립트레이닝센터(NTC)로 건너가 2주간 막바지 담금질에 들어간다. 기술보다는 심리적 회복에 주력할 계획이다. 김도균 육상 수직도약 국가대표 코치는 현 상황을 ‘부상 후 스트레스’에 가깝다고 진단했다.
김 코치는 “원인은 두 가지로 본다. 5월에 다친 근막 손상이 완전히 회복됐다고 생각했으나 아직 미세하게 남아 있는 듯하다. 여기에 심리적 요인이 크다. 장비 결함으로 다치면 트라우마가 더 오래 남는다”고 짚었다.
우상혁은 이번 위기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겠다는 각오다. 최근 아시아 무대는 사실상 그의 적수가 없었다. 특히 지난해에는 시즌 초부터 국제대회 7연승을 질주하며 해미시 커(30·뉴질랜드), 잔마르코 탐베리(34·이탈리아), 주본 해리슨(27·미국) 등 세계 정상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김 코치는 “최근 4~5년간 순탄하게 우상향 곡선을 그리다 보니 경각심이 옅어졌던 측면도 있다. 당초 이번 아시안게임도 2m26~27선에서 갈릴 것으로 봤으나 경쟁자들이 치고 올라오며 한층 치열해졌다. 오히려 배움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쟁자로는 백전노장 무타즈 에사 바르심(35·카타르)과 하일브론 대회에서 2m25로 정상에 오른 신노 도모히로(30·일본)가 꼽힌다. 우상혁은 지난 아시안게임에서 바르심의 벽에 막혀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우상혁과 신노의 올 시즌 최고 기록(SB)은 2m30, 바르심은 2m27이다.
김 코치는 “우상혁이 정상 컨디션만 유지한다면 경쟁자들보다 한 수 위”라면서도 “부상을 안고 뛰어야 하는 터라 부담감이 따를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문제는 남은 시간은 단 3주뿐이라는 거다. 우상혁은 오는 21일 아시안게임 선수촌에 입촌해 24일 예선, 27일 결선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