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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애 뒤처질라’ 사교육 경쟁…그게 없었다면 28% 더 낳았다

중앙일보

2026.09.02 08:02 2026.09.02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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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집 아이보다 뒤처지지 않으려는 사교육 경쟁이 한국의 출산율을 끌어내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부모가 자녀를 또래와 비교하는 과정에서 사교육비 지출이 과도하게 늘고, 결국 자녀 수를 줄이는 방향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이 2일 경제정책연구센터(CEPR)·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공동 개최한 ‘인구 고령화와 장수의 경제학’ 콘퍼런스에서 염민철 버지니아커먼웰스대 교수는 이런 내용의 ‘지위 경쟁, 집중 양육 그리고 한국의 저출산’ 연구 보고서를 공개했다. 김성은 세종대 교수, 미셸 테르틸트 독일 만하임대 교수와 함께 2024년 미국경제리뷰(AER)에 발표한 논문의 후속 연구를 토대로 했다.

연구진이 말하는 ‘지위 경쟁’은 부모가 자녀의 교육 성취를 다른 집 자녀와 비교해 평가하는 것을 뜻한다. 비교 심리가 강할수록 자녀 한 명에게 쓰는 교육비는 늘고 출산은 줄었다. 교육 경쟁에 대한 우려가 큰 나라일수록 출산율이 낮고 하락 속도도 빨랐다. 한국과 싱가포르·칠레가 대표적인 사례로 꼽혔다. 이런 비교 동기가 없었다면 1970~75년생 한국 여성의 평균 자녀 수는 실제 1.92명보다 28% 많은 2.45명이었을 것으로 추정됐다.

한국 학생의 약 75%가 사교육에 참여했다. 소득 대비 사교육비 비중은 저소득층이 8.4%로 고소득층의 5.1%보다 높았다. 학원 심야 교습 규제의 영향을 따져봤더니 상위 15% 가구의 사교육비가 10% 감소하면 하위 50% 가구의 사교육비 지출 비중도 0.4~0.9%포인트 낮아졌다.

염 교수는 해법으로 “사교육비 지출에 세금을 부과해 출산 장려 지원의 재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교육 기관을 과세하거나 규제하고, 교육 평가에서 상대적 성과의 비중을 줄이는 등 과도한 지위 경쟁을 완화하는 정책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날 콘퍼런스에서는 출산과 고령화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논의됐다. 출산 이후 여성 소득이 급감하는 ‘모성 페널티’는 최근 세대로 올수록 커졌다. 출산 12개월 뒤 소득 감소 폭은 1976~80년생 40%에서 81~85년생 46%로 확대됐다. 고령화가 통화정책의 여건을 바꾼다는 분석도 제시됐다. 한은은 저출산·고령화로 노동력이 줄고 노후 대비 저축이 늘면서 균형 실질금리가 낮아질 수 있고, 이 경우 경기 침체 때 기준금리를 내릴 여력도 줄어든다고 진단했다.

콘퍼런스는 3일까지 이어진다. 둘째 날에는 고령화 시대 인공지능(AI)의 생산성 제고 가능성, 인구 감소에 따른 노동시장 미스매치 등이 논의된다.





김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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