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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부 경장 사태 재발 막는다며 실종자와 ‘인증샷’ 찍는 현장의 경찰관들

중앙일보

2026.09.02 08:10 2026.09.02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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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아미 사회부 기자

이아미 사회부 기자

“실종자가 무슨 연예인이라도 되나.”

지난달 제주 실종사건 이후 경찰청이 내놓은 후속 대책에 대한 현장 경찰관의 농담 섞인 푸념을 듣곤 웃어넘기기 어려웠다. 실종자를 직접 만나 ‘인증샷’을 찍고 사인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 대한 하소연이었다.

경찰청은 지난달 28일 ‘경찰 실종수사팀 근무 체계 개선 방안’이라는 제목의 2차 공문을 전국 시·도경찰청에 내려보냈다. 실종자와 대면해 생사를 확인하고, 경찰서장이 직접 관리·점검을 하라는 게 골자였다.

제주 실종사건의 담당 경찰관이던 부모 경장이 실종자를 확인한 것처럼 허위 기록하고 사건을 자체 종결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강한 비판을 받은 만큼, 실종자를 대면해 생사를 확인하는 일은 필요하다. 문제는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실종자와 직접 대면했다는 사실을 어떻게 ‘객관적으로 증명’하느냐다. 경찰청은 공문에서 사진 촬영, 친필 사인, 지문 확인 등 방법을 제시했다.

제주 실종사건을 허위 종결한 혐의를 받는 제주서부경찰서 부모 경장이 1일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뉴스1]

제주 실종사건을 허위 종결한 혐의를 받는 제주서부경찰서 부모 경장이 1일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뉴스1]

그러자 실종자를 찾은 현장 수사관들이 실종자와 ‘인증샷’을 찍는 뜻밖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달 말 수도권의 한 경찰서 실종수사팀 수사관은 실종 신고된 할머니를 어렵게 발견했다. 할아버지와 갈등을 겪다 집을 나온 할머니는 “내가 어디 있는지 알리지 마라”며 귀가를 거부했다고 한다. 추후 문제가 될 가능성을 우려한 수사관은 한 시간이 넘게 설득한 끝에 할머니와 함께 ‘셀카’를 남기고 사건을 종결했다.

경찰 내부 게시판에는 “면피성 공문만 내리지 말고 전담 인력부터 늘려라” “대면 확인하고 30분 뒤 실종자가 극단적 선택이라도 하면 책임질 수 있냐”는 등 날 선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경찰청도 답답했을 게다. 실종자를 실제로 만났다는 물증으로 사진만 한 게 없을 텐데, 그러다 보니 경찰관이 실종자를 설득해 사진 찍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영장도 없이 실종자와 경찰관이 같은 장소에 있었다는 통신 기지국 자료를 확인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토로했다.

제주 실종사건 이후 쏟아지는 비판 여론 속에서 경찰은 방지책을 내놓았지만 현장의 사정을 고려하지 못한 대책은 내부 불만을 키운다. 일이 터질 때마다 현장 경찰관의 ‘매뉴얼’ 한 줄 늘리는 방식은 근본적인 해결책과는 거리가 멀다.

실종 수사는 일반 형사사건과 다르다. 피해자 진술도, 실종자의 휴대전화 신호도 없는 경우가 허다하다. 실종 해제 기준의 표준화, 기록 관리 체계의 개선과 함께 충분한 경찰 인력 확보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실종자를 끝까지 추적해 찾아낼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이아미([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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