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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현의 정치를 묻다] 공소취소 모임은 대통령 부담만 키운 ‘에러’였다

중앙일보

2026.09.02 08:16 2026.09.02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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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김승현 논설위원

김승현 논설위원

“매우 중대하게 보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박선원 최고위원은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 급락에 대해 1초의 고민도 없이 이렇게 답했다. 지난달 31일 국회 의원회관 6층에 있는 의원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다. 이날 오전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이 대통령의 국정 수행 긍정 평가는 38.9%로 취임 이후 처음 ‘3자’를 찍었다. ‘명청 대전’이라는 이름으로 치러진 8·17 전당대회가 김민석 대표의 승리로 끝났지만, 대통령 지지율은 하락세를 멈추지 않았다. 박 최고위원은 “민주당은 복합적인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했다.

100명 넘는 의원 몰리며 당 안팎 오해 자초
나라 부유해도 국민 못 느끼는 ‘성공의 역설’
국정 지지하는 이유가 될 ‘체험적 증거’ 필요
‘필연적 실패’ 저주한 유시민 언어 달라져야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31일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31일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국민은 ‘내 문제’ 해결 기다려

Q : 지지율 급락의 원인이 뭔가.
A : “하나의 이유가 아니고 여럿이 겹쳐 있다고 생각한다. 부동산과 세제 문제, 전당대회에서의 여당 내 갈등, 지방 선거 패배와 평가의 여진 등이 결합돼 있다. 하나만 잘해서는 해결되지 않는다.”


Q : 해법이 있나.
A : “이 대통령은 ‘우리의 태도나 숨소리만 봐도 국민은 다 안다’고 말한다. 우리가 매우 민감하게 잘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표현일 것이다. 정치적 일정표보다 빨리 정권을 잡은 이재명 정부는 정치적 격변기에 걸쳐 있다고 봐야 한다. 격변기에는 찬성이든 반대이든 정서적으로 고조되고 흥분된 상태여서 더 조심스러워야 한다. 전체적으로 분위기를 안정화시키면서 하나하나 꼼꼼하게 실타래를 차분하게 풀어가는 모습을 보여야 기대를 갖고 지지했던 분들이 ‘조금 있으면 내 문제도 해결할 차례가 오겠구나’라고 시간을 갖고 기다려 줄 수 있다. 핵심은 ‘정권 교체 성과의 체감’이다.”

그러나 최근 여권은 박 최고위원의 ‘모범 답안’을 벗어난 모습이다. 이재명 대통령 공소취소 문제가 계속 논란이 되고 전례 없는 대법관 제청 반려 문제도 터졌다.


Q : 국민의 문제보다 ‘공소취소’가 우선인 것처럼 보이는데.
A : “공소취소라는 표현을 처음부터 앞세워서 조작 기소를 부각하지 못하고 명분을 잃은 측면이 있다. 올초 동료 의원이 조작기소 대응을 함께할 의향을 문자로 묻기에 당연히 하겠다고 했다(※모임의 풀네임은 ‘이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 대통령이 야당 대표이던 시절부터 8~10명이 조작기소에 대응해 왔던 터라 그 정도 규모로 생각했는데 100명이 넘어 버렸다. 내가 생각해도 너무 왕창 들어왔다. 그렇다고 나가라고 할 수도 없으니. 당내에선 계파 아니냐는 말이 나왔고 당 밖에서는 안 되는 거를 억지로 하려고 한다는 오해를 받았다. 공소취소를 최종 목표로 하는 조직처럼 비친 것은 ‘에러(실책)’였다고 본다. 의도치 않게 툭 튀어 오른 상황으로 대통령께도 부담을 드리게 됐다.”


Q : 대통령이 직접 공소취소는 없다고 하면 오해가 풀리지 않겠나.
A : “그러면 오히려 조작기소는 없었다고 인정한 것처럼 역공을 당할 것이다. 대통령 연임 개헌 논란도 안 한다고 말하면 될 일이라고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애초에 할 생각이 있었던 것이라고 비판할 게 뻔하다.”


Q :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공취모 공동대표여서 논란이 더 커졌다.
A : “모임 대표를 하기는 했지만, 그가 공소취소라는 목적 지향성을 보인 적이 없다. 합리적이고 차분하며 포용적인 장점이 있는 분이다. 법관 출신이어서 검찰주의자보다 중수청과 공소청 도입 등을 잘 처리할 적임자다.”


Q : 오해가 쉽게 풀릴 것 같지 않다.
A : “냉정하게 말해서 모임을 준비했던 사람들이 나이스하게 하지 못했다. 국민의 이해도 구하고 야당의 반발이나 의심을 사지 않으면서 잘할 수 있는데 그러지 못했다. 조작기소가 더 부각되면 나머지는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절차다.”

“대법원장 처신 이해 안 돼”

Q : 대법관 제청 반려는 중도 확장에 불리하지 않나.
A : “임명권자와 상의도 없이 형식적으로 제청하는 것은 조희대 대법원장이 헌법적인 과정을 거치지 않은 것이다. 그동안 무리 없이 삼권이 조율해 왔다. 대법원장이 대통령과 조율을 안 했는데 국회에 동의 절차를 요청할 수 있겠는가.”


Q : 이 대통령이 대법관 22명을 임명하게 되는데 무리할 필요가 있었나.
A : “우리는 오히려 내년 6월까지가 임기인 조 대법원장이 그렇게 하실 필요가 있었는지 의심스럽다. 작년 5월의 일(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파기환송), 계엄 과정에서 대법원에서 벌어진 일 등에 대해 우리가 법적 행동(고발이나 탄핵)을 안 하는 건 금도를 지키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대법원장께서 예측가능하지 않은 방향으로 나오니 민주당으로서는 아쉽지 않겠는가.”

정부 성과 체험까지 시간차 극복해야
박 최고위원은 대통령을 둘러싼 도전적 상황을 ‘성공의 역설’이라고 표현했다. 대통령은 열심히 잘하고 있는데, 국민은 삶을 어렵게 느끼는 구조적 위기라는 것이다.


Q : 성공의 역설이 뭔가.
A : “내가 성공을 만들어 내고도 희생자가 되는 상황을 말한다. 국가의 부가 크게 늘어 유동성이 400조원 가까이 증가했는데 단기간에는 투기성 움직임을 보인다. 일부에 집중되는 부를 관리하기엔 시간은 부족한데 주식과 부동산 시장에서는 피해를 본 사람들의 불만이 터진다. 국부가 증가하지 않았다면 그런 일도 없었을 것이다. 국민은 ‘나는 왜 어렵지’라며 화가 난다. 그런 상황을 이 대통령도 매우 엄중하고 비장하게 인식하고 있다. 그래서 당에는 ‘표정도 바꾸고 화내지 말고 목소리도 키우지 말고 국민이 보기에 뭔가 신중하게 잘하는 것으로 비치게 일해 달라’는 취지의 당부를 한다. 국정을 지지할 만한 ‘체험적 증거’를 국민에게 보이라는 것이다. 대통령이 상황을 잘 알고 있으니 지지율도 오를 것으로 본다. 세수가 늘어서 국민의 삶을 살필 여력도 있다. 다만, 부동산 공급 문제는 시간이 소요되는 것이라 그 타임래그(timelag)를 어떻게 극복하느냐, 어떤 툴로 흡수하고 소화하느냐 하는 과제를 풀려고 고심하고 있다.”


Q : 대통령의 만기친람은 문제 아닌가.
A : “청와대 근무 경험상 집권 1년6개월쯤 되면 대통령이 어느 총리나 장관보다 제일 많이 알게 된다. 여러 장관의 다양한 보고를 받으니 국내외 흐름을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있다. 그런 게 독단으로 흐르면 데뷔 때는 잘하다가 2년 차엔 부진에 빠지는 ‘소포모어 신드롬(2년 차 증후군)’을 극복하지 못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해결 지향형 실용주의’를 추구하고 국민의 체험적 증거를 중심에 두고 있으니 걱정할 문제는 아니다.”

유시민, 저주 풀었으면
박 최고위원은 지난달 전당대회 과정에서 친청계와 격렬하게 대립했다. 그런 명·청 갈등 상황을 의식해서 이 대통령은 지난달 신임 지도부 만찬 자리에서 박 최고위원과 친청계 최민희 최고위원에게 러브샷을 권했다.


Q : 명·청 갈등이 해소될 수 있나.
A : “최 의원에 대해서 개인감정이 있는 것은 아니다. 최 의원도 의식적으로 김민석 체제에서 책임 있게 일하려고 하시는 모습을 보여 좋게 평가하고 있다. 이재명 정부 성공을 위해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


Q : 유시민 작가의 ‘저주’를 비난했는데.
A : “이제는 본인이 풀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좀 긍정적인 언어로 비판하셨으면 한다. ‘필연적 실패’라고 하지 말고 이재명 정부의 ‘성공의 조건’이라고 말씀하셔도 되지 않나.”


Q : 유 작가는 청와대의 당무 개입도 지적했다.
A : “역대 대통령 중에 이 대통령이 당무에 제일 개입을 안 했다. 과거 전당대회에서 청와대 실장이 사표 내고 진두지휘한 일도 있었다. 이 대통령은 측근인 김용 최고위원 후보와 관련해 김용의 기역도 안 꺼냈다.”

민주당의 과제는 산적해 있다. 무엇보다 내각 개편과 부동산 세제개편안 철회 등 이 대통령의 쇄신 의지가 지지율 반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동력을 마련해야 한다. 그러나, 당내 계파 갈등의 여진은 심상치 않다. 박 최고위원도 1일 ‘정청래 세력’이라는 표현이 담긴 당직자의 텔레그램 메시지를 받은 장면이 언론에 노출돼 논란이 됐다. 당사자는 즉시 해임됐다. 박 최고위원은 “당 대표가 곧바로 조치를 잘했다. 일방적으로 받은 문자가 사진에 찍혀 곤혹스러웠다. 지금은 내부 갈등을 할 때가 아니다”고 했다.

박 최고위원은 민주당의 대표적인 외교안보 전문가다. 노무현 정부 청와대에서는 자주파로 분류돼 한·미 동맹을 강조하는 동맹파 외교 관료들과 격하게 충돌했다. 그는 강신철 국방부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 “전작권 전환을 연속적이고 안정적으로 이끌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그는 자신의 강점으로 ‘상황실 본능’을 꼽았다. 청와대와 국정원 등에서 안보 전문가로 일하면서 위기 대응이 습관이 된 탓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본능이 국정 지지율 추락의 위기를 막아낼지 지켜볼 일이다.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31일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31일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박선원(63)=전남광주통합특별시 나주 출신. 연세대 재학 중 삼민투 위원장으로 활동하며 미문화원 점거사건의 배후로 지목돼 징역형을 받았다. 영국 워릭대에서 국제정치학 박사를 취득하고 노무현 정부 통일외교안보전략 비서관을 거쳐 문재인 정부에서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과 1차장을 지냈다. 2024년 인천 부평구을 지역구에서 당선됐다.





김승현([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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